IEA 장관회의 공동 성명 발표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장관급 회의에서 화석연료를 줄이기 위한 청정 에너지원으로서 원전의 역할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또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있는 무탄소에너지(CFE)에 대해서도 공동으로 연구하기로 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IEA는 13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프랑스 파리 IEA 본부에서 모인 31개 회원국 에너지·기후 장관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성명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8) 결과를 이행하기 위해 IEA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COP28에서 각국은 탈화석연료 전환, 재생에너지 생산량 3배 확대 등의 합의안을 내놨다.
장관들은 우선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는 목표 달성을 위해 "2035년까지 전력 부문을 완전히 또는 대부분 탈탄소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에너지 부문의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관들은 청정 에너지원으로서 원자력의 역할도 주목했다. 이들은 "원자력 에너지 사용을 선택하거나 그 사용을 지원하는 국가들은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청정 에너지원으로서 (원전의) 잠재력을 인정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원자력 안전과 보안, 비확산의 최고 수준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한국 정부가 강조하는 CFE 이니셔티브와 연관된 내용도 성명에 담겼다. 장관들은 "우리는 청정에너지 기술의 발전과 기존 또는 최신 무탄소 기술의 보급 확대 필요성을 강조한다"며 "여기엔 재생 에너지는 물론 저탄소 재생 수소,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기술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공동선언문은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원전의 중요한 역할을 인정한 첫 합의이며, 국가별 여건에 맞는 다양한 무탄소 에너지기술 도입 촉진의 필요성도 처음으로 반영됐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IEA 장관 회의에 한국에서는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과 이회성 무탄소연합(CF연합) 회장이 참석했다. 최 차관은 13일 파티 비롤(Fatih Birol) IEA 사무총장과 만나 향후 지속 가능한 에너지 미래를 위한 협력 관계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IEA는 한국과 함께 주요국별 무탄소 에너지 활용 여건에 대한 공동연구에 착수하기로 했다.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을 빠르게 개선하는 것과 함께 재생에너지, 수소, 암모니아, CCUS 및 원전을 사용하기로 한 국가에 한해 원전을 포함한 무탄소 기술 도입 촉진이 필요하다"며 "IEA와 한국의 무탄소 에너지 공동연구가 국가별 에너지와 기후 목표 경로 설정에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최 차관은 "한국기업이 배터리, 반도체, 원전, 재생에너지, 수소 분야에서 제조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글로벌 에너지 안보 확립 및 청정에너지 전환 가속화에 큰 기여와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