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프트, 올해의 앨범·베스트 팝 보컬 앨범 등 휩쓸어
마일리 사이러스·조니 미첼 등 주요 퍼포머 '모두 여성'
투병 셀린 디옹, 시상자로 등장해 박수갈채
미국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해의 앨범’을 수상하며 그래미 왕좌에 올랐다. 그는 개인 통산 네 번째 올해의 앨범을 받으며 대기록을 세웠다.
스위프트는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6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앨범 ‘미드나이츠’(Midnights)로 최고상인 ‘올해의 앨범’ 수상자에 호명됐다.
스위프트는 이 상을 네 번째 수상하는 최초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앞서 앨범 '1989', '포크로어(folklore)', '에버모어(evermore)'로 그래미에서 '올해의 앨범'을 받았다. 네 앨범 모두 프로듀서 겸 인디 록 밴드 '펀.(FUN.)' 멤버 잭 안토노프(Jack Antonoff)와 협업한 작품으로, 그 또한 이날 '올해의 프로듀서'상을 받았다.
역대 그래미에서 '올해의 앨범'을 3회 수상한 가수는 프랭크 시내트라, 폴 사이먼, 스티비 원더가 있다.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올라간 스위프트 "지금이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 말하고 싶다"며 "이 상은 내가 계속 이 일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나는 이 일을 정말 사랑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스위프트는 이날 ‘베스트 팝 보컬 앨범’ 상도 받았다. 해당 수상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그는 "지난 2년간 숨겨왔던 비밀을 말하겠다"며 새 앨범 ‘더 토처드 포이츠 디파트먼트’(The tortured poets department)가 4월 19일 공개된다고 밝혔다. 수상 직후 스위프트는 소셜미디어(SNS)에 이 앨범 표지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됐다.
그래미의 주요 상인 ‘올해의 레코드’는 마일리 사이러스에게 돌아갔다. 사이러스는 히트곡 ‘플라워스’(Flowers)로 ‘올해의 레코드’와 ‘베스트 팝 솔로 퍼포먼스’를 차지했다.
사이러스는 ‘베스트 팝 솔로 퍼포먼스’ 수상 직후 공연 중 "나 처음으로 그래미상 받았다"고 외쳐 관객석에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올해의 레코드’ 상을 받은 사이러스는 "이 상은 정말 굉장하지만, 이것이 어떤 것도 바꾸지 않기를 바란다. 내 삶은 어제도 아름다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해의 노래'에는 영화 ‘바비’ 주제곡 ‘왓 와즈 아이 메이드 포’(What Was I Made For)를 작곡하고 노래한 빌리 아일리시가 이름을 올렸다. 아일리시는 이 노래로 ‘비주얼 미디어 베스트 송’ 상도 받았다. 아일리시는 "올해 최고의 영화를 만들어준 그레타 거윅(‘바비’ 감독)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성 빅토리아 머넷은 신인상인 ‘베스트 뉴 아티스트’ 상을 받았다.
9개상 후보에 오르며 최다 부문 후보로 관심을 모았던 시저(SZA)는 ‘베스트 R&B 송’(‘스누즈’)과 ‘베스트 프로그레시브 R&B 앨범’,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등 3관왕에 올랐다.
3인조 여성 록그룹인 보이지니어스(Boygenius)는 지난해 발표한 곡 ‘낫 스트롱 이너프’로 ‘베스트 록 송’과 ‘베스트 록 퍼포먼스’ 상을 받았다.
이날 무대에는 전설적인 싱어송라이터 조니 미첼이 모습을 드러내 건재를 과시했다. 올해 80세인 그는 소파에 앉아서 공연하면서도 여전히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관중을 휘어잡으며 후배 음악인의 환호를 받았다.
시상식 말미 '올해의 앨범' 시상자로 오른 셀린 디옹 역시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근육이 뻣뻣해지는 불치병인 ‘전신 근육 강직인간증후군’(Stiff-Person Syndrome·SPS)으로 투병 중이지만 직접 무대에 올라 후배 음악인들을 축하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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