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5일 늘봄학교 추진방안 발표
1학기 약 2700곳, 2학기 전국 확대
교원 업무부담 우려 공무원 투입 분담
"안전사고 예방 조치, 늘봄체계서 전담"
초등학교에서 수업 후 일정 시간 돌봄·교육 통합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늘봄학교'가 올해 1학기 전국 2700여곳을 시작으로 2학기에는 모든 초등학교에 도입된다. 1학기 늘봄학교가 도입되는 학교의 명단은 설 명절 전후 발표될 예정이다. 정부는 업무 부담 등 일선 현장에서 제기되는 우려에 대해 행정 지원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5일 교육부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진행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 이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브리핑을 통해 '늘봄학교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이 부총리는 "올해 1학기에는 약 2700개교 학교에 늘봄학교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준비된 시도교육청에서부터 1학기에 늘봄을 운영할 학교를 순차적으로 발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늘봄학교는 정규수업 외 학교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종합 교육프로그램이다. 기존 초등학교 방과후·돌봄 체제에서는 신청에 우선순위가 있었지만 늘봄학교에서는 신청 우선순위, 추첨, 탈락이 없다. 사실상 '누구나 이용' 가능한 시스템으로, 늘봄학교가 도입되면 기존에 분절적으로 운영되던 초등학교 방과후학교와 돌봄은 하나의 체제로 통합된다. 운영 시간의 경우, 기존 방과후·돌봄 체계보다 연장됐다. 아침 또는 정규수업 후 희망 시간까지(최장 오후 8시) 운영할 계획으로 학생·학부모 수요도 조사해 반영하기로 했다.
1학기 2700개교 늘봄학교…교육부, 매주 실무 점검
교육부에 따르면 1학기 약 2700개교에 이어 2학기에는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 늘봄학교가 시작된다. 2026년에는 전 학년에 도입한다. 이를 위해 단계적 확대에 나설 방침으로, 내년에는 2학년까지 운영 범위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천홍 교육부 교육복지돌봄지원국장은 "현재 학교의 준비 정도를 확인하고 있고, 시도교육청별로 준비된 학교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발표)시기는 설 명절 전후"라고 밝혔다.
올해부터 늘봄학교를 이용하는 1학년들에는 맞춤형 프로그램도 매일 2시간 무료로 제공한다. 정규 수업이 끝나는 오후 1시께부터 2시간 무료 수업을 받은 뒤에도 돌봄이 필요할 경우, 유료 늘봄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다.
늘봄학교가 전면 시행되면서 학교 공간 확충과 동시에 지자체, 지역사회 등 학교 밖 다양한 교육자원도 활용된다. 과대·과밀학교의 늘봄학교 수요에 대응하는 '거점형 늘봄센터'가 지정되고, 대학이나 아파트단지 내 공간 등도 늘봄 프로그램을 맡을 수 있다.
교육부에서는 시도교육청별 담당자를 두고 3월 개학 전까지 실무 과정을 점검할 방침이다. 이 부총리는 "시도교육청별 교육부 담당 실·국장을 지정해 직접 교육청별 진행 상황을 매주 챙기겠다"며 "교육청과 함께 호흡하며 늘봄학교의 현장 안착을 적극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기간제 교원·실무직원 배치…'사고·학폭 발생하면 누가 책임' 우려 여전
교육부는 일부 교사들의 반발이 우려되는 행정 부담에 대해 늘봄학교 전국 도입과 함께 교사의 늘봄학교 행정업무 부담을 해소하는 정책도 함께 추진하겠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1학기에는 기간제 교원 2250명, 2학기에는 늘봄실무직원 약 6000명을 배치해 기존에 교사가 맡았던 방과 후, 돌봄 업무 등을 모두 이관하겠다는 것이다. 늘봄실무직원은 공무원, 공무직, 단기계약직, 퇴직교원 등 시도교육청별 여건에 따른 자율 운영한다.
2025년에는 학교에 늘봄학교 전담 조직인 늘봄지원실을 완성하고 학생 수가 많은 큰 학교에는 지방공무원이 늘봄지원실장을 맡는다. 교육부는 약 2500명의 늘봄지원실장을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지방공무원 총액인건비 증액과 증원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새 학기 시작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기간제 교원을 목표치만큼 채용하지 못할 경우 결국 기존 교원이 업무를 맡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늘봄프로그램 진행 중 안전사고나 학교폭력 문제가 발생했을 때 결국 책임은 교원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학생들이 늘봄학교에 있는 동안 발생하게 될 안전사고와 학교폭력 사건에 대한 관리와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다. 담임교사가 사안 처리와 책임을 떠맡게 된다면 늘봄학교를 교원과 분리해서 별도로 운영한다는 것은 공염불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기간제 교사 채용이 이달 중순께 마무리될 수 있다고 답했다. 김 국장은 "상당 부분 채용이 이뤄졌고 2월 중순까지 2250명이 모두 채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배정한 기간제 교사 인력이 2700개로 예상되는 늘봄학교보다 부족하다는 비판에는 "이 중에는 소규모 학교가 많이 포함돼 있다"며 "그런 학교에는 방과후 코디 등 실무 인력이 기존에 배치된 경우가 많다. 기간제 교사에 실무 인력까지 더해서 충분히 운영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늘봄학교 과정에서의 안전사고 및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서는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여러 가지 조치는 늘봄지원 전담체제가 구축되면 그 안에서 전담해 관리할 것이기 때문에 선생님들에 대한 부담들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안전사고에 대한 보상은 학교안전공제회법에 의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김 국장은 학교폭력의 경우 "학교폭력 사안 처리 매뉴얼에 따라 처리가 된다"며 "(학교폭력을) 처리하는 과정은 기존과 똑같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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