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8개 랜드500 매장 총매출 8%↑
실적 부진 타개할 동력으로 계속 추진
전자랜드가 국내 가전양판업계 최초로 도입한 유료 회원제 매장 'LAND 500'을 올해 30여개 더 확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입 첫해인 지난해 랜드500 매장의 총매출이 증가하면서, 실적 부진을 탈출할 동력으로 계속 삼겠다는 청사진으로 풀이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자랜드는 올해 안으로 전국 매장의 절반가량을 랜드500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날 기준 전자랜드 전국 매장 수는 109개로, 이 가운데 유료회원제 매장은 지난달 경기 화성시에 문을 연 '랜드500 발안점'을 포함해 22개다. 전자랜드는 매달 2~3개 매장을 차례로 랜드500으로 리뉴얼 오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랜드500은 가전양판점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유료회원제 매장이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온라인 최저가 수준의 혜택을 제공하고, 회원이 아닌 일반 소비자에게는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 회원 등급은 연회비에 따라 스탠더드와 프리미엄으로 나뉘고, 기존 무료 멤버십보다 포인트를 20배 더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전자랜드가 유료회원제 매장 랜드500을 도입한 배경은 부진한 실적이다. 랜드500 도입 이전 연도(2022년) 전자랜드는 매출이 7229억원으로 전년 동기 17.6%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0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할 방안으로 꺼내든 카드가 유료회원제 매장이었던 셈이다.
효과는 어느 정도 입증됐다. 전자랜드가 지난해 유료회원제로 전환한 18개 매장의 총매출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경기 양주시의 랜드500 양주점은 매출이 59% 뛰었고, 인천 작전동의 '랜드500 작전점'은 53%가 늘었다. 이 같은 매출 증대에 대해 회사 측은 매장을 리뉴얼하고 가전제품을 인터넷 최저가로 판매한 덕분으로 보고 있다.
전자랜드가 올해 랜드500을 확대할 방침을 세운 것도 매출 증대 등을 고려했을 때 유료회원제가 연착륙에 성공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유료회원제로 전환한 18개 매장에서 유료 멤버십에 가입한 회원 수가 기존 매장의 일반 멤버십 가입자 수보다 37% 더 많았던 점도 확대 계획에 힘을 실어준 요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랜드500만으로 당장 실적이 드라마틱하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공존한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소비 침체에 부동산 거래 한파로 이사·혼수까지 감소하면서 업황 자체가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 자체가 죽어 있는 상태"라며 "금리 등 외부 요인이 바뀌지 않는 이상 근본적인 실적 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전자랜드의 지난해 실적은 오는 4월께 발표된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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