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수담(手談)]韓 기원 문 두드린 日 천재 바둑소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9초
뉴스듣기 글자크기

나카무라 스미레 3단, 한국 바둑 경험
올해 전적은 2전 2패…한국·중국의 벽
패배에서 교훈 찾을까…스미레 인생 행마 관심

"한국이 조금 더 수준이 높은 것 같습니다."

일본의 천재 바둑소녀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은 한국기원 선택 배경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10월 스미레의 메시지는 일본 바둑계에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일본은 바둑에 관한 자부심이 큰 나라다. 한때 세계 바둑을 이끈 시절도 있다. 실제로 한국을 대표하는 조훈현 9단, 조치훈 9단 모두 일본에서 수학(受學)했다. 일본 바둑 무대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수담(手談)]韓 기원 문 두드린 日 천재 바둑소녀
AD

한국의 바둑 꿈나무 가운데 기재(棋才)가 엿보이면 일본 유학을 떠나는 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던 시대. 당시 일본 바둑 위상은 대단했다. 하지만 일본의 영광은 수십 년 전, 과거의 일이다. 현재 일본 바둑은 한국과 중국 기세에 눌려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여자 바둑의 미래라는 스미레가 한국기원으로 소속을 옮겼으니 일본 바둑계의 충격파가 어떠했겠는가. 스미레는 2009년 3월2일생으로 만 14세다. 스미레를 천재 바둑소녀라 부르는 이유가 있다. 그는 2023년 2월 여류기성전에서 우승했는데, 일본 바둑 역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이다. 만 13세 11개월의 나이에 이룬 결과물이다.


스미레가 바둑의 꿈을 키우기에 일본 무대는 좁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여자 바둑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려면 중국을 넘어 한국의 높은 벽을 이겨내야 한다. 한국의 최정 9단은 자타공인 세계 최강 여자 기사다. 게다가 한국에는 또 한 명의 천재 바둑소녀로 불리는 김은지 9단도 있다.


스미레는 한국 무대에 합류했지만, 길은 험난할 수밖에 없다. 한국기원 소속이 된 스미레의 올해 성적은 30일 현재 2전 2패다. 신년 특집으로 열린 ‘2024 한중일 천재 소녀 삼국지’ 대회에 출전한 스미레는 두 번의 대국에서 모두 패했다. 중국 여자 바둑의 기대주인 우이밍 5단 그리고 한국 여자 바둑의 미래인 김은지와의 대결에서 쓴맛을 봤다.


바둑은 승패가 전부는 아니다. 패배에서 성장의 밑거름을 얻는 기사가 결국 성공한다. 그 평범한 진리를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이가 얼마나 많은가.



결국은 삶의 자세가 그의 미래를 결정하게 마련이다. 천재 바둑소녀로 불리는 스미레의 인생 행마(行馬)가 궁금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류정민 사회부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