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사이트서 수백억 수익 올려
국내에서 자금세탁한 뒤 초호화 생활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 약 500억원을 세탁해 슈퍼카 및 고급 예술품 구매, 부동산 투자, 기업 인수 등에 지출하며 호화 생활을 누려온 일당이 검찰에 붙잡혔다.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부동산실명법 위반, 금융실명법 위반 등 혐의로 A씨(42) 등 일당 4명을 구속기소하고 공범 5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일당 중 A씨는 국내 자금세탁 총책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도박사이트 운영 총책 B씨(35)는 필리핀으로 도주해 인터폴 적색 수배하고 뒤쫓고 있다.
A씨, B씨 등 일당은 2017년 2월께부터 필리핀에 서버, 사무실을 두고 국내 조직 및 16개 불법 도박사이트를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이들이 도박사이트로 벌어들인 운영 수익은 일일 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수익은 대포통장 100개로 나눠 국내에서 인출한 뒤 자금세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금세탁 방법은 다양했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 24대를 수입 후 재판매하는 방식, 타이어 회사를 인수하고 타이어를 사는 수법 등으로 돈을 세탁했다.
그런가 하면 부동산 법인 지분을 인수한 것처럼 가장한 뒤 다시 팔아 수익을 남기거나, 선박을 샀다. 9억원, 18억원짜리 부산 해운대 고급 아파트를 차례로 사고팔아 최종 27억원짜리 아파트를 매입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렇게 세탁한 거액의 돈, 자산, 법인 등을 주로 가족이나 직원, 직원 가족 명의로 돌려 초호화 생활을 누린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A씨는 유령회사를 만들어 차명으로 부동산을 보유하고, 서울 강남 신사동 부지를 164억원에 매입해 빌딩을 짓는 등 성공한 사업가 행세를 했다. 이를 위해 40억원 상당의 슈퍼카 '부가티 시론', 시가 3~6억원에 이르는 명품 시계 '리차드 밀' 등을 사기도 했다.
또 유명 갤러리에서 피카소, 백남준,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무라카미 다카시, 이우환 작가 등의 미술품을 사들였고, 에르메스, 샤넬 등 명품 브랜드 가방도 매입했다. 한편 B씨 가족은 범죄수익을 세탁한 돈으로 17억원 해운대 아파트를 매입해 그곳에서 거주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A씨의 주거지 등에서 슈퍼카와 고가 미술품 등을 압수했다. 또 A씨 등이 자금세탁한 500억원 범죄 수익 중 97%인 535억원 상당의 부동산, 금융자산 등을 추징보전 하는 성과도 거뒀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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