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유희 위한 물고기 살생·학대”
“물고기는 동물학대로 볼 수 없다”
맨손잡기, 얼음낚시 등으로 매해 겨울 인기를 끄는 강원 화천 산천어축제를 두고 엇갈린 의견이 나왔다. 채식단체 등 전국 수십 개 시민단체가 “동물학대를 중단하라”고 규탄한 반면, "물고기는 동물학대 범주에 넣을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산천어 축제는 지난 2011년 미국 CNN이 발행하는 세계적 여행잡지 ‘론리 플래닛’을 통해 ‘겨울철 7대 불가사의’로 소개되면서 해외에서도 유명해졌다. 2003년 시작한 이 축제엔 2006년부터 매년 100만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는 3년 전부터 축제에 쓰이는 산천어 처지를 두고 동물학대 논란을 제기했다. 단 23일간의 축제를 위해 전국 양식장에서 60만 마리의 산천어가 인공번식으로 태어난다는 지적이다. 이 과정에서 산천어는 밀집사육, 축제 전 굶김, 운반 시 과도한 스트레스로 축제 전부터 고통을 받고, 축제의 맨손 잡기 등 오락프로그램에서 동물에 대한 인도적 대우는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산천어축제는 화천천 토종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도 주장했다. 생명다양성재단 김산하 대표는 “고유한 생태계가 있는 화천천을 1년에 한 번 열리는 축제를 위해 막고 갈아엎는 것은 생태가 보전되지 못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채식연합은 1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모여 ‘산천어축제 동물학대 중단, 채식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화천군이 이 축제를 서둘러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산천어축제, 송어축제, 연어축제 등 동물을 오락의 대상으로 보고 동물들에게 불필요한 고통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죽인다"고 날을 세웠다.
반박하는 사람들도 상당하다. 누리꾼들은 시민단체의 주장에 “어류를 보호하려면 앞으로 곤충이나 채소도 보호해야 할 것”이라거나 “물고기보다 사람이 먼저다”, “당장 (산천어) 축제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중단한다면 지역 경제에도 타격이 될 것"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실제로 화천군청은 화천 산천어축제 경제파급 효과가 평균 1000억여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2019년 23일간 열린 축제에서 거둔 직접적인 경제파급 효과는 1300억여원으로 한 해 총예산 약 4500억여원에 28%에 달한다.
한편 축제를 준비한 재단법인 나라와 강원 화천군은 개막 첫날에만 10만1000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산천어축제와 유사한 프로그램으로 비판받았던 ▲인제빙어축제 ▲평창송어축제 ▲양평빙어축제는 전국적인 이상기온으로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장사항 오징어 맨손 잡기 축제는 몇 해 전부터 어획 부진으로 오징어가 귀해지며 2020년부터 열리지 못하고 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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