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국립국어원, 외국 용어 예순일곱 개 우리말로
'솔로 이코노미'는 '1인 가구 경제'로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지난해 어려운 외국 용어 예순일곱 개를 쉬운 우리말로 다듬었다고 11일 전했다.
국민 수용도 조사에서 쉬운 우리말로 바꿔 써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던 용어는 과도한 규제나 압력으로 말과 행동이 위축되는 현상을 뜻하는 '칠링 이펙트'였다. 국어원은 '위축 효과'로 다듬었다. 못지않게 필요성이 제기된 '멀웨어', '생크추어리', '콜 포비아'는 각각 '악성 프로그램', '동물 보호 구역', '통화 기피증'으로 고쳤다.
가장 잘 바꿨다고 꼽힌 우리말은 '1인 가구 경제'였다. 응답자의 92.3%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여러 가지 경제 활동을 뜻하는 말로, 이전까진 '솔로 이코노미'로 쓰였다. 이외에도 '악성 프로그램(92.2%)', '예술품 투자(아트 테크·91.8%)', '위축 효과(91.4%)', '첨단 농업 기술(애드테크·91.1%) , '자금 이동(머니 무브·91.1%)', '초대형 거래(메가 딜·90.0%)' 등이 90%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언어 순화 사업에도 응답자의 90% 이상은 한 달에 한두 번이나 일주일에 한두 번 기사, 방송, 공문서 등에서 외국어를 접촉한다고 답했다.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평균 48%)는 내용을 파악하는 데도 방해된다고 했다. 아울러 '키오스크', '테이블 오더', '무라벨' 등 일상에 스며든 외국 용어는 우리말로 바꿀 필요가 적다고 피력했다. 국어원 관계자는 "어려운 외국 용어가 우리 언어생활에 정착되기 전에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공공성이 높거나 국민 생활과 밀접한 외국 용어를 언론계, 학계, 대학생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새말 모임에서 논의해 수정하고 있다. 보름마다 다듬은 말 후보 서너 개를 마련하고, 국민 수용도 조사 등을 거쳐 발표한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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