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대위', 이르면 다음주 출범
"尹 대통령과 친분 두터우니 편하게 쓴소리"
"당내 세대교체 바람 불 것"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유력시되는 것에 대해 "당 분위기는 한동훈 대세로 형성되고 있다"며 "이미 사실상 100% 정해졌다. 다른 '세컨드 초이스'를 생각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날 KBS '특집 1라디오 오늘'에 출연해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 등판을) 상당히 주저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을 했었는데 본인도 많이 고민하고 강력하게 의지를 표명하더라"며 "본인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high risk high return·고위험 고수익)의 길을 가겠다고 선택한 것이니 이런 상황에서는 추인해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이 되면 수직적 당정관계가 더욱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를 두고 하 의원은 "한 장관이 자기 입으로 '여의도 문법은 국민 문법과 좀 다른 것 같다. 여의도 사투리 쓰지 않겠다. 국민 표준어 쓰겠다'고 말한 적 있다"며 "그런 마음가짐으로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하면 성공할 것이라 본다"고 응원했다.
이어 "대통령도 '국민은 늘 옳다'고 하셨는데 대통령이 국민의 바람, 민심과 다른 방향으로 갈 때 대통령이 듣기 싫어하는 소리라도 정면에서 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 장관은 현 장관 중에서도 (대통령과)가장 인연이 오래되고 친분이 두터우니 편하게 쓴소리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임 당 대표들의 실수와 오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대통령에게 쓴소리하고 충돌만 하면 당정은 콩가루가 된다. 쓴소리해서 통하게 하는 게 대표에게 중요한 능력"이라며 "이준석 대표 때는 당정이 충돌했고, 김기현 대표 때는 쓴소리 해야 할 때 못하고 대통령 설득도 못해 같이 무너졌다. 당 지지율, 대통령 지지율 모두 낮은 최악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한 장관이 당내 세대교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하 의원은 "자연스럽게 당내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 것"이라며 "한 장관도 70년대생이다. 비대위원들도 새로 들어올텐데 전부 다 70년대 이하가 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좀 젊은 지도부, 참신한 지도부로 우리 당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좀 더 미래 세대를 대변하는 정당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라도 당내 정치적 세대교체를 한 장관이 앞장서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는 방안으로 사실상 의견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정치권 입성에 말을 아껴온 한 장관도 지난 1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 경험 부족이 비대위원장으로선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을 받고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에는 다 길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같이 가면 길이 되는 것"이라며 비대위원장직 제안이 오면 수락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하 의원은 '한동훈 비대위'가 이르면 다음 주 출범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재옥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후보를 지명한 뒤 당 최고위원회와 전국위원회에서 임명안을 의결하면 임명 절차가 마무리된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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