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출발지인 수도권 전철 1호선 동인천역은 1호선 이용자들에게는 '동인천 급행'이라는 이름으로 친숙한 역이다. 1899년 한반도에 지어진 첫 철도인 경인선 개통과 함께 지어진 유서 깊은 역이기도 하다. 당시 이름은 인근의 싸리재 고개를 따온 축현역이었지만 이후 잠시 상인천역이라고 불렸다가 해방 후인 1955년에 지금의 동인천역이 됐다. 인천역 동쪽에 있는 역이라는 뜻이 담겼지만 인천이 계속 성장하면서 어느덧 인천시의 서쪽에 있는 역인데도 동인천역으로 불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빚어지다 보니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동인천역 북쪽에 자리한 북광장에는 매년 '화도진스케이트장'이 문을 연다. 이번 동계 운영은 마침 20일 개장식을 시작으로 내년 2월15일까지 약 두 달간 이뤄진다. 장비 대여료를 포함해 2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겨울의 대표 스포츠인 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다.
처음으로 찾을 곳은 신포국제시장이다. 19세기 말 인천 일대에 자리를 잡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채소를 파는 시장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인천항을 찾는 국제상인들과 관광객들이 날로 늘어나면서 지금처럼 국제시장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신포 닭강정'으로 불릴 정도로 닭강정 가게에는 주말마다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기도 한다. 이외에도 전국 단위로 만두 체인을 운영하는 회사가 '신포'라는 지명을 따 지을 정도로 왕만두·물만두 등 만두가 유명하고, 인천 중구가 쫄면의 발상지로 알려진 만큼 쫄면도 명물로 꼽힌다.
이어 찾을 한국근대문학관은 옛 창고를 개조해 한국 근대문학을 총망라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문화박물관이다. 개항도시인 인천의 특성을 살려 기존의 특정 문인 또는 유파 위주였던 문학관과 달리 '한국 근대 문학'이라는 테마에 집중해 총망라했다. 한용운, 김소월, 현진건, 백석, 염상섭 등 우리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문인들의 작품들을 한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천 자유공원은 무려 1888년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으로 꼽히는 곳이다. 처음에는 각국공원으로 이름이 붙었지만 일제 시기 서공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해방 후 만국공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어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해 이를 이끌었던 맥아더 장군의 동상이 세워진 1957년에는 자유공원으로 다시 이름을 바뀌었다. 해발 69m 수준의 응봉산 거의 전역이 자유공원으로 조성돼 있어 인천항 등 이 일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자유공원을 내려와 바닷가 방향을 향하다 보면 인천 차이나타운이 나온다. 1883년 인천항 개항 후 이 일대가 청나라의 치외법권 지역으로 지정되면서부터 차이나타운이 형성돼 무려 120여년의 역사 동안 화교 고유의 문화와 풍습을 간직해 온 곳이다. 다만 이를 고수하기보다는 한국식 짜장면이 이 일대에서 탄생하는 등 다양한 문화가 융복합하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짜장면 외에도 공갈빵, 중국식 만두, 월병 등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오늘 찾을 마지막 장소는 인천역이다. 동인천역과 함께 지어진 경인선의 종착점이다. 종착점이다 보니 1호선 승강장은 끝부분이 그대로 막혀있는 '두단식 승강장'을 찾아볼 수 있는 특이한 역이기도 하다. 2016년에는 수인·분당선이 인천역까지 연장돼 안산시, 수원시 등 경기 서부지역에서도 보다 편하게 인천역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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