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독감) 의심 환자가 한 달 새 1.6배 치솟으며 최근 5년 중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독감 예방 접종률은 평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2월 2주차(12월 3∼9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는 61.3명이다. 최근 4주간 독감 의심 환자가 1.6배 늘면서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병원급 의료기관 218곳에서 급성 호흡기 감염증 입원환자 감시 결과, 65세 이상 비중이 40.3%를 차지했다. 상급종합병원급 의료기관 42곳에서 중증 급성 호흡기 감염증 입원환자 감시한 결과에서도 65세 이상 비중이 47.4%로 높았다.
중국에서 확산하며 우려를 키웠던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 환자는 최근 2주간 감소세다. 백일해 환자 수는 11월 3주 이후 정체 중이다. 다만 대체로 12세 이하 어린이 등 학령기 아동을 중심으로 이런 호흡기 감염병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안심하긴 이른 상황이라고 질병청은 밝혔다.
여러 호흡기 감염병이 '멀티데믹'이 현실화했지만 독감 예방접종률은 이전 절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달 15일 기준 2023~2024절기 전체 연령의 접종률은 76.2%로, 직전 절기(76.1%)와 별반 차이가 없다. 심지어 어린이의 경우 이번 절기 접종률은 67.5%로 직전 해(68.3%)보다 0.8%포인트 낮다.
정부는 호흡기 감염병 확산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18일 '호흡기감염병 관계부처 합동 대책반' 1차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질병청은 "회의 결과 지자체와 협력을 강화해 적극적으로 독감 백신 접종을 권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관계부처별로 질병청은 항바이러스제를 추가 공급하고 보건복지부는 아동병원 진료현황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원료 수급현황 등을 점검하고 교육부는 학교 등을 대상으로 예방 접종을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회의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예방 접종 외에 손 씻기, 기침 예절 등 개인위생 수칙을 지키고, 증상이 있으면 마스크를 쓸 것을 당부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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