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사업 삭감, 의회 문턱 못 넘어
"기존 사업과 중복, 목적성 떨어져"
광주광역시 북구의 고향사랑기금 사업이 대폭 축소됐다. 내년도 기금사업 10개 중 4개가 기존 사업과 중복되거나 목적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백지화되거나 예산 절반이 깎였다.
북구의회는 19일 오전 10시 제290회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구가 제출한 기금운용계획안 중 4개 사업 6000만원을 삭감하는 수정안을 확정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공원녹지과 소관 '100세 시대 건강법! 맨발걷기 활성화'(2500만원) 사업은 고향사랑기금 사용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아 백지화됐다.
이 사업은 고항사량기부금으로 500만원을 전달해 화제를 모았던 BTS의 멤버 제이홉이 다니던 광주광역시 북구 일곡중학교 운동장에 맨발길을 조성하는 것으로 내년에 일반예산을 재원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데이터정보과의 '정보취약계층 스마트생활 지원(1500만원)' 사업은 기존에 추진 중이던 '사랑의 그린 PC 보급 사업'과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폐지됐다.
문화예술과가 진행하는 '북구의 작가를 찾아라! 북구 무등문학상 운영' 사업은 예산 3000만원 중 절반이 깎여 1500만원으로 축소됐다.
장애인복지과에서 계획한 '장애인복지카드 ONE하시면 한번만 오세요' 사업도 예산이 50% 삭감된 500만원으로 확정됐다.
고영임 예결위원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고항사랑기부는 타지에 살고 있지만 고향에 대한 애향심으로 지역 발전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위원장은 "일반적인 사업과는 다르게 고향사랑 기부자가 공감할 수 있는 특색 사업을 발굴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런 측면에서 보면 구청의 기금운용계획에 아쉬운 부분이 있어 수정이 불가피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세수 절벽에 직면하면서 일반 예산이 부족한 상황 속에 고향사랑기금으로 추진하려고 했던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금운영심의위원회에서 전문가들이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결론이 나온 것인데, 의회에서 이렇게 발목 잡기식으로 대폭 삭감한 점은 아쉽다"고 토로했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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