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남한 부정적 이미지 부각 의도인 듯"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12일 보도한 사진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김건희 특검' 피켓을 든 모습이 포착됐다.
이날 노동신문은 윤석열 정권을 비방하는 내용을 담은 '괴뢰 전 지역에서 반미·반전투쟁 전개, 제68차 촛불대행진 진행'이라는 제목의 6단 크기 기사를 6면에 실었다.
기사와 함께 지난 9일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부근에서 열린 촛불시위 현장 사진 12장이 게재됐는데, 이 중 하나에 추 전 장관이 '김건희 특검'이라고 적힌 피켓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린 채 웃는 모습이 담겼다.
대외용인 조선중앙통신과 달리 노동신문은 북한 주민이 접촉하는 매체로, 북한이 체제 선전의 핵심 수단으로 삼고 있다. 이런 매체에 남측 정치권 유력 인사의 모습이 포착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신문이 사진 속 인물에 대한 별도의 설명을 달지 않은 것으로 볼 때, 북한 당국은 해당 인물이 추 전 장관이라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문은 해당 사진의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시위 현장을 촬영한 국내 매체·단체의 사진을 무단 사용했거나 인터넷 중계 영상을 캡처해 실었을 가능성이 있다.
과거 노동신문은 6면을 '대남면'으로 할애해 남한 동향이나 대남 비방 메시지를 게재했다. 그러다 2020년 6월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뒤로는 해당 면에 일상적인 북한 소식과 국내외 코로나19 확산 소식을 주로 실었고, 지난 5월부터는 국제정세 분석 기사와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남한 시위를 소개하는 기사를 자주 싣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왜곡해 부각함으로써 북한 주민의 남한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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