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 회전율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금리 장기화에 경기 둔화 우려, 매수자와 매도자 간 거래 희망 가격 간극 등의 요인으로 주택 매수심리가 빠르게 위축된 영향이다.
4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 회전율은 3.04%로 지난해(2.28%) 대비 0.76%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실거래 신고가 처음 도입된 2006년(8.82%) 이후 장기 시계열을 보면 지난해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아파트 거래 회전율은 아파트 재고 가구 수(준공 후 기존, 총가구 수 30가구 미만 단지 제외) 대비 실제 매매 거래량 비율을 뜻한다. 수치가 작아지는 것은 거래 빈도 감소, 즉 주택 구입 수요가 줄어 매매시장 활력이 저하되는 것을 의미한다.
회전율이 5% 이하를 기록한 경우는 지난해와 올해뿐이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양적 완화 조치로 저금리 장기화가 시현된 2020년 7.9%까지 상승한 회전율은 2021년 5.36%로 낮아진 이후 5% 밑에 머물며 회복이 더딘 상태다.
과잉공급으로 인한 미분양 적체와 수요 부재로 인해 올 상반기 가격 회복세에서 빗겨 난 지방 권역은 상황이 더 어렵다. 충남 지역의 올해 회전율은 4.27%로 전년(4.51%)보다 0.24%포인트 하락해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강원(4.02%), 경북도(3.87%), 전남(3.77%), 전북(3.7%), 경남(3.44%), 제주(2.53%)도 마찬가지로 올해 가장 낮은 회전율을 기록했다.
회전율이 개선된 지역도 있다. 인천(1.66%→3.23%), 세종(1.64%→3.2%), 대전(1.87%→3.34%), 대구(1.74%→3.18%), 경기(1.55%→2.99%), 서울(0.56%→1.76%), 울산(2.97%→3.71%), 부산(1.98%→2.62%), 충북(4.47%→4.54%) 등은 전년 대비 회전율이 높아졌다. 정주 여건이 양호한 단지나 대기 수요가 있는 곳 위주로 시장이 개선된 셈이다.
다만 올 상반기 반짝 회복된 일부 지역의 아파트 매매 거래 회복 흐름은 하반기 들어 다시 주춤한 모습이다. 지난 9월 특례보금자리론(일반형)이 종료되고 높은 대출이자 부담이 지속되며 주택구입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졌고 경기 둔화와 주택가격 부담에 대한 우려로 위축세가 뚜렷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겨울철 거래 비수기가 도래했고 전반적인 매수문의 급감에 매물이 쌓인 지역이 늘고 있어 당분간 아파트 매매 거래 회전율의 평년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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