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경찰청 국제 공조수사로 인니 불법 IPTV 검거

국내외 채널 일흔두 곳 실시간 방송
영화·드라마 10만8000개도 불법 송출
현지 지식재산청 등 협력으로 두 명 구속

문화체육관광부는 부산경찰청, 국제형사경찰기구, 인도네시아 지식재산청과 국제 공조수사를 펼쳐 인도네시아 불법 IPTV 서비스 관계자 세 명을 검거했다고 4일 전했다. 이들은 2015년부터 정당한 저작권 계약 없이 국내외 채널 일흔두 곳의 실시간 방송과 영화·예능·드라마 파일 약 10만8000개를 인도네시아 서버로 불법 송출하고, 현지 교민들에게 유료로 제공해 K-콘텐츠 저작권을 침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액은 16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피의자들은 조직적으로 저작권을 침해했다. 구속된 국내 송출 관리·운영책 A씨는 국내 케이블TV 마흔 대를 실시간 방송 송출 장비와 연결하고 영상파일 컴퓨터 원격 접속을 설정했다. 구속된 해외 총책 B씨는 이를 인도네시아에서 원격 접속해 현지 교민들에게 불법 송출했다. 불구속된 공범 C씨는 셋톱박스용 응용프로그램(앱)을 개발하고 서버를 관리했다.

관련 수사는 저작권자인 MBC 등이 지난 5월과 7월 인도네시아 지식재산청과 부산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본격화됐다. 문체부는 국제공조 회의를 진행하고 인도네시아 지식재산청과 협력해 피의자 범행 입증을 위한 수사 단서를 확보했다.

피의자들은 지난 10월 말 국내외 동시 압수수색으로 검거됐다. 문체부 측은 "우리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는 물론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인도네시아 지식재산청, 인터폴 불법복제 대응 전담팀, 한국저작권보호원 과학수사지원부 등이 힘을 모아 이뤄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검거에는 2021년 4월 문체부와 경찰청, 인터폴이 체결한 업무협약(온라인 저작권 침해 대응 사업)과 지난 6월 인도네시아 수사기관과 다진 협력 관계가 주효했다. 김동권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K-콘텐츠 불법유통 근절을 위해 인터폴 사무총국에 근무하는 한국 경찰관을 인터폴 전담 협력관으로 지정·운영해 수사가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협업으로 공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성환 문체부 저작권국장도 "국제 공조수사를 확대하고 디지털포렌식 등 과학수사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저작권 보호 선도국으로서 다른 나라의 모범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