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억달러 인수계약 체결
당국 승인 관건
미국 알래스카항공이 경쟁사 하와이안항공을 19억달러(약 2조4700억원)에 인수한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항공산업의 반독점 관행에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온 만큼 이번 합병이 당국의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알래스카항공은 부채 9억달러를 포함한 인수가 19억달러에 하와이안항공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합병 작업은 최대 18개월 이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며, 합병 이후에도 각사 브랜드는 유지된다.
알래스카항공의 벤 미니쿠치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이번 거래로 양사는 미국에서 다섯번째로 큰 항공사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거래를 통해 하와이안항공은 미국 본토 운영 노선을 늘리고, 알래스카항공은 호놀룰루를 기반으로 아시아 신규 노선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억눌렸던 항공 수요가 폭발하면서 항공사들의 업황이 크게 개선됐지만, 하와이안항공은 올여름 발생한 마우이 산불, 중복노선에서의 경쟁 심화, 핵심 노선인 아시아~하와이 노선에서의 더딘 관광 수요 회복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여파로 하와이안항공 주가는 올 들어 50% 넘게 하락했으며 최근 14개 분기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번 합병이 최종 성사되면 알래스카항공은 항공기 보유 대수가 365대로 확대된다. 취항 노선 수는 미주, 아시아, 호주·남태평양에 29개 주요 국제선 노선을 포함해 전체 138개 노선을 운영하게 된다.
다만 당국의 합병 승인 여부가 관건이다. WSJ은 "(이번 합병에 따른 폐해로) 중소형 항공사들의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며 규제당국의 반대로 이번 인수 계획이 좌절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출범 직후부터 반독점 규제 강도를 높여온 바이든 행정부는 젯블루와 스피릿항공의 합병, 제트블루와 아메리칸항공의 파트너십을 반대하는 소송을 벌인 바 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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