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 법적 기준보다 높은 휴가제도 운용한다

미사용 연차휴가 보상하는 기업 90.3%
연차와 별도 하계휴가 부여하는 기업도 상당수

국내의 주요 기업 중 상당수는 사용하지 않은 연차휴가를 금전으로 보상하거나, 연차와 별도로 여름휴가를 부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매출액 상위 50대 기업의 휴가 제도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공기업을 제외한 매출 상위 5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했고 31곳이 응답했다.

조사 결과 경총은 “우리 근로기준법이 이미 선진국에 못지않은 수준의 휴가제도를 보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기업 대부분은 법적 기준보다도 월등히 높은 수준의 휴가 제도를 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응답 기업 중 미사용 연차휴가를 보상하는 기업은 90.3%로 확인됐다. 54.8%는 근로기준법상 ‘연차휴가사용 촉진제도’를 도입해 미사용 연차휴가를 금전으로 보상할 의무가 없음에도 보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사용 연차휴가를 보상하지 않는 기업(9.7%)은 모두 ‘연차휴가사용 촉진제’를 도입하고 있었다.

광화문 사거리에서 출근하고 있는 직장인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기업의 연차휴가 사용률은 미사용 연차휴가 금전 보상 여부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사용 연차휴가 보상 기업의 연차휴가 사용률은 64.7%인 반면, 보상하지 않는 기업의 연차휴가 사용률은 이보다 17%포인트 높은 81.7%였다. 또 미사용 연차휴가 보상 여부와 관계없이 전체 응답 기업의 평균 연차휴가 사용률은 66.5%였다.

또 연차휴가와 별도로 하계휴가를 부여하는 기업은 51.6%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의 평균 하계휴가 부여 일수는 4.9일이었다. 특히 비금융기업 중 76.5%가 별도로 하계휴가를 부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금융기업은 21.4%에 그쳤는데, 이는 공휴일 등을 제외하면 계속 영업을 이어가야 하는 금융업의 특성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연차휴가의 법적 한도인 연 25일을 초과해 근로자에게 부여하고 있는 기업은 32.3%로 나타났다. 또 9.7%는 연차휴가와 별도로 1개월 만기 근무할 경우 휴가 1일을 주는 월차휴가를 부여했다. 생리휴가를 유급으로 부여하는 기업은 22.6%였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전일제 근로자 실근로시간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분석 결과 등을 고려하면, 이제 근로시간이나 휴일·휴가 등과 관련해 규제보다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유연성 제고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