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 우리가 관심을 두어야 하는 것은 '신체도식(body scheme)'이다. 신체도식은 쉽게 말해 '내가 내 몸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아는 것'이다. 몸의 움직임 방향에 대한 분별도 신체도식의 일부다. 신체도식이 잘 안 되면 일상생활도 불편해질 수 있다. 일상의 모든 움직임이 신체도식을 전제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옷을 입으려면 팔과 다리를 위아래로 움직여야 하고, 식탁 위의 불고기를 먹으려면 팔을 앞으로 뻗어서 젓가락 쥔 손을 움직여야 한다. 문을 밀어서 열 때도 팔에만 힘이 들어가는 것 같지만 사실 다리에도 힘이 들어간다. 이렇듯 언뜻 간단해 보이는 움직임에도 신체도식이 필요하다.
운동처럼 복잡한 활동을 할 때는 더더욱 신체도식이 중요하다. 가령 공을 찰 때 동원되는 근육, 관절, 피부, 신경조직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정확하게 공을 차려면 이러한 신체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움직여야 한다. 움직임에 동원되는 신체 부분에 대한 체계적 관련성을 이해하고 이를 잘 통제할 수 있어야 건강한 신체 활동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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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 순간 움직이고 있으며, '고유수용감각'이라고 하는 내부 신체 감각을 인지하는 능력이 있다. 자신의 신체적 움직임을 내적으로 알아차리는 것은 인간만이 지닌 능력이다. 우울감이 들면 어김없이 자세가 구부정해진다. 자세를 바르게 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면 몸에 활기가 돌고 에너지가 생긴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실제로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삶에서 빛을 잃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자세만 바로잡아도 우울이나 불안감이 상당 부분 좋아지는데, 감정 자체와만 싸울 뿐 몸을 움직여볼 생각을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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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번 강조하지만 정서적으로 위축되면 자세도 위축되고 마음도 위축된다. 몸과 마음은 하나이기 때문이다. 가슴을 펴고 여는 작은 동작이 우울이나 불안 등 우리를 괴롭히는 감정에서 벗어나는 작은 돌파구가 되어준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채정호, <진정한 행복의 7가지 조건>, 인플루엔셜, 1만8800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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