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어 QT서 1위 내년 당당히 입성
퍼팅 강점, 드라이버 비거리 증대 ‘집중’
롤 모델 최경주, 신인왕과 대상 5위 목표
“최종 꿈은 PGA투어 진출 챔피언 등극”
2004년생 골프 유망주 송민혁은 바쁘다. 지난 17일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QT)에서 수석 합격한 뒤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에 있는 88CC와 피팅센터에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그는 24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시즌이 끝나고 스트레칭, 필라테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만들고 있다"며 "유연성과 밸런스, 근력을 키워서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송민혁은 초등학교 2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다. 아버지의 연습장을 따라갔다가 클럽을 잡은 경우다. 그는 "아버지가 퍼터를 하고 계셨는데 홀 컵에 공이 떨어지는 소리가 너무 좋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펄펄 날았다. 무려 15승을 쌓았다. 2020년 국가대표 상비군, 2021년부터 올해까지 국가대표로 활동했다. 올 시즌 국가대표 자격으로 출전한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준우승, SK텔레콤 오픈에선 공동 3위에 올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장유빈, 조우영과 함께 ‘프로 잡는 아마추어’로 이름을 알렸다.
송민혁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위해 프로 전향을 늦췄다. 그는 "아무래도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뛰는 형들과 함께 플레이를 해보고 싶었다. 많은 것을 배울 수도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종 선발전에서 우승해야 나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아쉽게 2위에 그쳤다. 임성재, 김시우, 장유빈, 조우영은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다. 송민혁은 "정말 뛰고 싶었다"면서도 "잘 치는 형들이 금메달을 따낸 만큼 진심으로 축하해 드렸다"고 미소를 지었다.
송민혁은 2년 이상 국가대표로 활동해 KPGA가 부여하는 투어프로 특전 자격을 취득했다. 지난 7월 코리안투어 전반기 마지막 대회였던 아너스 K·솔라고CC 한장상 인비테이셔널에선 투어프로 신분으로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컷 오프’다. 이후 3개 대회에 더 등판했고, 지난달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공동 19위를 차지해 자질을 인정받았다. 송민혁의 내년 목표는 신인상과 제네시스 포인트 5위 진입이다. 그는 "첫 정규투어다. 큰 욕심을 내진 않겠다"며 "내년엔 루키 시즌인 만큼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상(명출상)을 받고 싶다. 제네시스 포인트 1위를 하고 싶지만 욕심을 버리고 ‘톱 5’에 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송민혁은 키 174cm, 몸무게 68kg이다. 장기는 그린 플레이다. "퍼팅은 자신이 있다. 그린을 신중하게 보면 스코어는 좋아진다"고 강조했다. 주특기도 더욱 키울 생각이다. "퍼팅에도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형들이 ‘퍼터가 돈이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퍼팅으로 경쟁력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처음엔 멀리서 전체적인 경사를 보고, 반대편으로 가서 다시 한번 그린을 체크한다. 이후엔 공이 휘는 중간 지점 라인을 꼼꼼히 살핀다"고 퍼팅을 잘하는 노하우도 공개했다. 다만 부족한 점은 비거리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290야드다. 송민혁은 "프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거리와 정확도인 것 같다"며 "다를 정말 똑바로 멀리 친다"고 혀를 내둘렀다. 비시즌 훈련을 통해 최대 320야드까지는 보낼 생각이다. 그는 "스윙을 바꾸지는 않고, 운동을 통해 거리를 늘릴 계획"이라고 힘줘 말했다.
송민혁의 롤 모델은 ‘한국 남자 골프의 전설’ 최경주다. PGA투어 무대에서 통산 8승을 수확한 ‘맏형’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최경주와 함께 전지훈련을 간 인연이 있다. 그는 "최경주 프로님은 PGA투어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독보적인 업적을 쌓은 분"이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골프 기술뿐만 아니라 선수의 마음가짐, 에티켓 등도 배웠다. 지난 5월 SK텔레콤 오픈에선 최경주와 동반 라운드를 하는 행운을 잡았다. 송민혁은 "최경주 프로님이 제 샷에 대해 많은 칭찬을 해주셨다"며 " 앞으로도 제 롤 모델은 최경주 프로님이다. 이것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송민혁은 자신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구상하고 있다. 이경훈 스윙코치와 함께 많은 땀을 흘릴 계획이다. 국내에서 기초 체력 훈련과 스윙을 가다듬은 뒤 내년 1월 20일부터 2월 말까지 태국 방콕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송민혁은 "내년에는 코리안투어에 집중할 생각이다. 그리고 다음 해엔 아시안투어로 활동 무대를 넓혀 보겠다"고 했다. 이어 "최종 목표는 미국 투어에 진출하는 것이다. PGA투어를 뛰어보고 싶다"며 "순차적으로 투어를 준비해 성공하는 골프 선수가 되고 싶다. 세계랭킹 1위에도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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