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ETF는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상품 강세
내년 원·달러 환율은 1300원선에서 방향 모색하다 약세로 전환 예상
최근 증시가 상승하면서 상장지수펀드(ETF)도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는 강세,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달러 ETF는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달러가치 하락 때 두 배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곱버스'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달러 레버리지 ETF는 부진한 모습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ETF 하락률 상위 20개 종목 중 레버리지 ETF는 KOSEF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뿐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인버스 ETF였다. KOSEF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이달 들어 8.62% 하락했다.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도 8.61%,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8.44% 각각 하락했다.
같은 기간 달러 인버스 ETF들은 강세를 보였다. 곱버스인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9.04%, TIGER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8.77%, KOSEF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8.64% 각각 올랐다.
이처럼 달러 ETF가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최근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360원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200원대로 내려왔다. 21일에는 1289.2원으로 마감하며 지난 8월1일 이후 처음으로 1280원대를 기록했다(22일에는 1301.50원으로 반등).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1월 들어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 중반에서 1200원대까지 급격하게 하락했다"면서 "최근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채권금리 급락과 함께 주식시장이 강세를 나타내며 달러도 약세로 전환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이달 초 열린 1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회 연속 금리 동결이 이뤄지면서 미국 금리 인상 종료 기대와 함께 주식시장이 강세로 전환했고, 원·달러 환율은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와 함께 1280원대에 진입했다"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 방향성은 국내외 통화정책 및 경기 여건에 좌우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되돌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11월 FOMC 당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금융 여건이 지속적으로 긴축적이어야 금융 여건을 통화정책 경로에 반영하겠다고 했으며, 최근 시장금리 하락으로 Fed 위원들은 긴축적인 스탠스를 유지할 공산이 크다"면서 "긴축에 대한 경계감은 내년 상반기까지 주기적으로 높아질 수 있으며 금리와 환율의 되돌림도 전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창섭 연구원도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호조 및 미국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이 최근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의 가장 큰 배경으로 작용했다"면서도 "올해 연말 미국 쇼핑시즌 종료 이후 미국 소비 약화 및 Fed 금리 인하 지연 등으로 내년 상반기에 다시 위험자산 선호 약화와 함께 달러 강세 전환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예상했다.
달러 약세는 내년 하반기에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규연 연구원은 "달러는 상반기 약보합 흐름 전개 후 하반기에 Fed의 6월, 9월 금리 인하를 반영하며 본격 하락할 것"이라며 "내년 평균 원·달러 환율은 1286원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상반기에는 Fed의 고금리 유지 스탠스, 중국 경기의 더딘 회복 속도 등으로 1300원 내외에서 방향성을 탐색한 이후 하반기로 갈수록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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