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위스, 싱가포르가 이번에 최초 선정
세계보건기구(WHO)가 의약품 우수 규제기관으로 우리나라 의약품 당국을 처음으로 선정했다.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WHO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한국의 식약처와 스위스의 의약품청, 싱가포르의 보건과학청 등 3곳을 우수 규제기관 목록(WHO Listed Authorities·WLA)에 등재했다. WHO는 “3개국의 규제기관을 WLA로 지정하고 목록에 올린 것은 해당 기관들이 국제적으로 인정된 표준과 관행을 충족한다는 것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새롭게 도입된 WLA는 WHO가 의약품 규제기관의 규제시스템과 업무 수행 능력을 평가해 그 수준이 뛰어난 규제기관을 목록화한 제도다. 그간 WHO 내부에선 백신 등 의약품을 국제적으로 조달할 때 널리 인정될 수 있는 의약품 규제·인증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첫 선정국으로 한국과 싱가포르·스위스가 WLA에 이름을 올린 셈이다.
WLA 등재는 의약품·백신 규제시스템 글로벌 기준(GBT) 평가에서 3등급 이상을 받아 신청 자격을 갖춘 규제기관에 한해 수행 능력(PE) 평가를 거쳐 결정된다. 식약처는 지난해 11월 의약품·백신 분야에서 모두 GBT 최고등급인 4등급을 획득했다.
WHO가 식약처를 WLA로 등재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해외 시장 개척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실제 WHO는 유니세프 등 유엔(UN) 산하기관에 의약품을 조달을 위해 입찰할 때 업체는 WHO 품질인증 등 각종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이번에 우리나라가 WLA 등재 국가가 되면서 품질인증 예외 등 유리한 조건으로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WHO는 “3국의 규제 당국은 이번 성과를 유지하며 글로벌 수준에서 규제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전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대한민국 식약처의 WLA 등재는 우리 정부의 의약품·백신 분야 규제시스템의 우수성과 국내 의약품·백신 제조업체가 신뢰할 수 있는 의약품·백신을 생산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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