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생사 알 수 없어 7시간 열차 대기해
개체 수 늘어난 日 불곰…피해 사례도
일본 홋카이도에서 기차가 곰과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곰의 생사를 파악할 수 없었던 승무원과 승객들은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기차 안에서 '공포의 7시간'을 지새야 했다.
일본 현지 매체 'UHB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후 11시 25분께 홋카이도 후라노시에서 열차와 불곰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열차는 홋카이도의 주 노선인 JR네무로선으로, 타키가와에서 출발해 후라노로 향하던 1량 보통열차였다. 당시 열차 안에는 승무원과 승객 5명이 탑승한 상태였다.
곰과 충돌한 직후 열차는 운행을 정지했다. 충격으로 열차에 파손된 부분이 있는지 승무원이 확인해야 했으나 곰의 생사를 알 수 없고, 해당 곰이 무리를 끌고 내려왔는지 여부도 파악하기 힘들어 섣불리 바깥으로 나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열차에 타고 있던 승무원과 승객들은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약 7시간에 걸쳐 차내에서 대기해야만 했다.
열차 대기는 다음 날 오전 6시 30분께까지 계속됐다고 한다. 다행히 이후에는 동이 트면서 날이 밝아졌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곰 사냥꾼을 대동한 구조대가 동행해 열차의 안전을 확인했다.
충돌한 곰은 열차 후방 약 200m 지점에서 죽은 채 발견됐으며, 다른 곰은 발견되지 않았다. 승객들은 열차에서 내려 준비한 택시로 후라노역까지 무사히 이동할 수 있었다. 부상자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홋카이도에는 불곰 약 1만1700여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곰은 경계심이 많은 동물이기 때문에 인간 거주지로 내려오는 일은 드물지만, 이따금 도시 인근에서 곰이 출몰하는 사건이 벌어지곤 한다.
일 매체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홋카이도 삿포로시에서 곰이 출몰한 사건은 161건으로 10년 전 같은 기간(83건) 대비 약 2배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3월에는 산에서 남성 2명이 불곰의 습격을 받아 크게 다치는 사건도 벌어졌다.
홋카이도 불곰 수는 지난 수십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개체 수 감소로 곰 사냥을 금지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곰 출몰로 인한 피해가 점차 늘어나자 현지 지방자치단체가 포수에 사냥을 의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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