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제조업체인 도요타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에 80억달러를 추가 투자한다. 기존보다 투자 금액을 두배 이상 늘리며 미국 내 생산 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현지에서 필요한 전기차 배터리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31일(현지시간) 도요타에 따르면 이번 추가 투자를 통해 노스캐롤라이나 배터리 생산공장에 대한 누계 투자액은 139억달러로 늘어나게 됐다. 신규 일자리 창출 규모도 5000개로 확대된다. 도요타는 "노스캐롤라이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북미 배터리 생산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는 2025년부터 도요타의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용 배터리가 생산될 예정이다. 도요타는 기존에 발표한 2개 라인에 8개 라인을 추가함으로써, 2030년까지 연산 30GWh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야후 파이낸스는 "50kWh 배터리를 기준으로 연간 60만개의 EV 배터리팩을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결정은 최근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이 전기차 수요 둔화를 이유로 공장 가동 시점을 연기하고 계획을 철회하는 등 일종의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선 가운데 이뤄져 눈길을 끈다. 앞서 GM과 포드는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계획도 당초 예정보다 연기한다고 밝혔었다. 이 가운데 글로벌 전기차 투자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도요타가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확보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일렉트렉은 "포드와 GM이 전기차 투자를 미루는 동안, 도요타가 초기 자금을 대폭 늘릴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겠냐"며 "추가 배터리 확보는 생산에 유연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인 필 버거는 이번 추가 투자에 대해 "기념비적"이라고 말했다. 도요타 노스캐롤라이나의 숀 서그스 사장은 "전기차 및 탄소 저감에 대한 도요타의 약속을 강화하는 한편, 노스캐롤라이나 지역 경제에 성장을 가져오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요타는 전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대수를 2026년 150만대, 2030년 350만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 실적은 2만4000대에 불과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향후 4년 만에 60배 이상 (전기차 판매량을) 늘려야 한다"고 전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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