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위상 높이고 국민에게 자긍심 심어줘"
공예가 황을순, 故 이해식 교수 등 은관 문화훈장
세계적 성악가 조수미 씨가 금관 문화훈장을 받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7일 문화예술발전 유공자 서른두 명을 발표했다. 문화훈장 열다섯 명,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대통령 표창) 다섯 명,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체부 장관 표창) 일곱 명, 예술가의 장한 어버이상(문체부 장관 감사패) 다섯 명 등이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충정로 모두예술극장에서 시상한다.
문화예술발전 유공자는 대한민국 문화예술 발전에 일조한 문화예술인이다. 정부가 1969년부터 매년 선정해 포상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올해는 1973년 제정된 문화훈장이 50주년을 맞는 해"라며 "수상의 의미가 어느 해보다 크다"고 전했다.
최고 영예를 수훈하는 조 씨는 K-클래식 선구자다. 1986년 국제 오페라 무대에 데뷔해 38년간 활동하며 동양인 최초 일곱 국제 콩쿠르 석권, 세계 5대 오페라 무대 정복 등을 이뤘다. 2002 한·일 월드컵, 2030 부산 엑스포 등에서 홍보대사를 맡으며 국위 선양과 문화예술 발전에도 힘썼다. 문체부 측은 "대한민국 위상을 높이고 국민에게 자긍심을 심어준 공적이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은관 문화훈장은 전통공예가 황을순 씨와 고(故) 이해식 전 영남대 명예교수, 정승희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 받는다. 황 씨는 국가무형문화재 궁중채화 보유자다. 약 60년 동안 '조선왕조실록'에만 현존하는 조선왕조 의례를 연구·복원했다. 한국궁중꽃박물관을 설립하고 APEC 정상회의 특별전 등 국내외 전시를 마련하는 등 한국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했다. 이 전 교수는 약 40년간 한국의 토속 음악 재료를 수집하고 작곡·저술 활동을 펼친 국악인이다. 전국 각지에서 녹음하고 창작한 음향·사진 자료 8000여 점을 국립국악원 국악 아카이브에 기증하는 등 음악 유산 공유·연구, 공공문화자원 활성화에 일조했다. 정 회원은 평생 춤 외길을 걸어온 전통 무용가다. 승무·살풀이춤·태평무 등 전통춤을 계승하고, 창작 춤의 영역을 확대했다. 미국, 일본, 홍콩 등에서 공연하며 문화예술발전도 이끌었다.
보관 문화훈장은 최영묵 빛소리친구들 대표와 표미선 표갤러리 대표, 오수환 서울여대 명예교수, 강석영 전 이화여대 명예교수, 박광웅 전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에게 돌아간다. 최 대표는 2018 평창 패럴림픽 개회식 문화공연 '공존' 등으로 한국예술을 세계에 알린 주역이다. 대한민국 장애인 국제무용제를 창설하는 등 장애 예술 발전에도 일조했다. 표 대표는 42년 동안 화랑을 운영하며 작가 양성과 미술시장 저변확대를 꾀한 인물이다. 서울예술재단과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를 설립해 한국 현대미술의 세계화에도 일조했다. 오 교수는 동양적 화법과 사유를 서양 유화 기법을 풀어낸 추상화의 선구자다. 약 50년 동안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펼치며 현대회화의 지평을 넓히고 한국미술의 세계화를 유도했다고 평가받는다. 강 교수는 한국 현대 도예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도예가다. 독자적인 제작 방법과 기법을 완성해 한국 공예의 세계적 확산을 주도했다. 박 이사장은 약 60년 동안 연극 150여 편에 출연한 배우다. 세계연극제 등에 참여해 한국문화예술의 우수성을 알렸다.
옥관 문화훈장은 도서관 문화 창달에 일조한 고(故) 이현주 전 한국도서관협회 사무총장과 한미사진미술관 개관 등으로 사진 문화의 지평을 넓힌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향토 문화를 개발·보급하고 다양한 민속축제를 주관한 박문태 울산중구문화원 원장, 약 42년간 시조 창작 등으로 제주 문학 저변을 확대한 고(故) 오승철 전 한국문인협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장, 장애 예술인 정책을 꾸준히 개발해온 방귀희 한국장애예술인협회 대표,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등 다수 예술건축물을 설계한 박제유 제이유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가 받는다.
박선자 강릉예총 회장과 소설가 윤후명 씨, 작가 이배 씨, 박창수 더하우스콘서트 대표, 최용훈 극단 작은신화 대표 등은 대한민국 문화예술상을 수상한다. 유희경 위트 앤 시니컬 대표와 공예가 정다혜 씨, 강우현 아키후드 건축사사무소 대표, 피아니스트 임윤찬 씨,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수석단원 안은경 씨, 이철희 극단 코너스톤 대표, 김정훈 씨투댄스컴퍼니 대표 등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받는다.
예술가의 장한 어버이상은 곽신숙 씨와 민겸식 씨, 서춘자 씨, 윤순모 씨, 장현실 씨에게 돌아간다. 곽 씨는 발달장애인 최초 국가무형문화재 경기민요 전수자인 이지원 씨의 모친이다. 민 씨는 민준호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대표의 부친, 서 씨는 가수 위일청 씨와 전통예술인 위희경 씨의 모친이다. 윤 씨는 가수 양희은 씨와 배우 양희경 씨, 장 씨는 발달장애인 작가 정은혜 씨를 각각 예술가로 인도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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