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제유가가 80달러 중반을 넘어설 경우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12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열리는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블룸버그TV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국제유가가 80달러 중반 정도 유지할 것을 가정하고 내년 2.2% 성장을 예측했다"며 "하지만 유가가 그 이상으로 올라간다면 우리의 성장률을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8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2.2%로 전망했다. 이는 내년 연간 국제유가가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83달러를 유지한다는 전제하에서 나온 전망치다.
하지만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 간 전쟁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앞으로 국제유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 총재는 유가 전망에 대해 "지난 며칠간 시장 반응에 약간 놀랐다"며 "유가와 환율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조용했지만 이는 앞으로 일어날 일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또 이 총재는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달성했으며, 신용 경색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신용 경색 관련 질문에 "지난해 말 상황을 말하는 것 같다"며 "부동산 가격 하락을 촉발한 신용 이벤트가 있었고 당시 정책 목표였던 부동산 가격 연착륙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총재는 "부동산 연착륙에 성공하면서 사람들이 부동산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시작했다"며 "이제 관심사는 금융안정을 유지하고 가계 부채 비율을 낮추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케이팝(K-POP)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케이팝은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많은 케이팝 회사가 케이팝 걸그룹의 사진이나 대체불가토큰(NFT)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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