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주도…하마스 언급은 없어
빈살만, 팔레스타인 지지 재차 강조
아랍권 국가 협의체인 아랍연맹이 11일(현지시간) 긴급 외교장관 회의를 열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진지한 협상을 촉구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대한 언급 없이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가 이스라엘과 협상해야 한다며 군사적 충돌 확산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시리아·팔레스타인을 포함한 22개 아랍권 국가가 참여하는 아랍연맹 외교장관들은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개최한 긴급회의에서 "평화 프로세스를 재개하고 PLO와 이스라엘 간의 진지한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외교장관들은 또 이스라엘에 점령국으로서의 국제적 의무를 이행할 것과 팔레스타인을 주권 국가로 인정하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개 국가' 해법에 대한 협상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주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촉발된 양측의 무력 충돌 사태 해법을 찾으려는 사우디의 주도로 개최됐다.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교부 장관은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부 장관과 통화하는 등 걸프 지역, 서방과 접촉해왔다.
사우디는 이후 별도 성명을 통해 "형제 같은 팔레스타인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면서 주권 국가를 세우려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정당한 권리가 박탈된 것을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또 사우디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도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통화하면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를 강조, "긴장 고조와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국제 및 지역 관련국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사우디가 이스라엘에 잔혹한 공격을 가한 하마스를 비난하지 않고, 대신 팔레스타인인들이 수십 년간 요구해온 독립 국가를 인정받았다면 폭력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입장을 취한 데 대해 비공식적으로 실망감을 표시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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