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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천자]보통의 달리기<4>-변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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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빨리 달리고 싶으면, 천천히 달려라." 강주원 작가가 달리면서 깨달은 한 가지다. 속도가 늘지 않는다고 답답해할 필요도,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불안할 필요도 없다. 힘들지 않게 천천히, 오래 달리면 된다. 오만 인상을 쓰고 전력 질주하지 않아도 된다. 웃으면서, 이따금 주변 풍경도 감상하면서 즐겁게, 조금은 천천히 가도 된다. 그러다 보면 결국은 빨리 가게 될 테니까. 글자 수 875자.
[하루천자]보통의 달리기<4>-변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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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급함을 버리기로 했다. 나를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강도를 낮추고, 호흡이 편한 상태로 뛰었다. 그렇게 천천히, 꾸준히 뛰었다.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문득 내 다리를 봤다. 내 다리가 원래 이랬나 싶었다. 매끈하던 다리에 전에 없던 근육들이 오밀조밀 생겨난 것이다.


이제는 오래 뛰어도, 빨리 뛰어도 아프지 않다. 전에는 전력 질주로 달리던 속도가, 지금은 호흡이 편한 속도가 됐다. 달릴 수 없는 몸에서, 달릴 수 있는 몸이 된 것이다. 그저 시간이 필요했다. 내 몸이 변할 수 있는 시간.


그 시간을 못 견디고 조급한 마음에, 나는 달리기와 맞지 않는 사람이야, 라며 그만둬 버렸다면 내 인생에 큰 부분이 상실됐을 것이다. 인간이 변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는 뻔한 사실을 잊었다면, 나는 여전히 내 몸을 탓하며 안 좋은 체력 때문에 골골거리고 있었을 것이다.


인간이 변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목표가 높을수록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다들 되는데 나만 안 되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우리는 종종 그 기분을 못 견디고 무언가를 그만두게 된다. 하지만 그건, 변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 생긴 착각이다. 순간에 변하는 사람은 없다. 다들 변화에 필요한 기나긴 시간을 견뎌왔을 것이다. 나도 그들처럼 변하기 위해선 시간이 좀 더 필요할 뿐이다. 하지만 조급한 마음에 자꾸 시선을 외부로 돌리다 보니 그 사실을 잊어버린 것이다.


대부분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 아무리 닿기 힘든 목표라도, 계속해서 나아가다 보면 언젠간 닿기 마련이다. 하지만 왜 나만 안될까, 라는 생각이 자꾸 머리에 맴돈다면 이렇게 되뇌어 보자. "나만 안 되는 게 아니라, 나에겐 그저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거야."라고.



-강주원, <보통의 달리기>, 비로소, 1만6800원

[하루천자]보통의 달리기<4>-변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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