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의원 "대법원 업무 차질, 민폐 대법관으로 불려도 할 말 없어"
대형 로펌에 보수를 받고 의견서를 써준 권영준 대법관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관련 사건을 회피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취임 이후 두 달여 간 약 60건의 사건을 회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법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권 대법관은 올해 7월19일 취임 후 최근까지 59건의 상고심 재판을 회피 신청했다. 신청은 모두 받아들여져 사건의 주심 대법관이 변경됐다.
이날 열린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박 의원은 "권 대법관은 지난 2달 동안 대형로펌 재판 회피를 총 59번 했다"며 "이 사건은 다른 대법관들에게 배당이 됐을 것이고, 대형로펌 사건은 난이도가 높고 심리도 힘들다. 권 대법관은 민사 전문이라고 얘기했던 분인데, 사건을 회피하면서 재판 지연의 원인을 제공한 게 아니냐"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문제로 대법원 업무에 차질을 주고 있고 국민사법서비스에서 피해를 주고 있는 권 대법관이야말로 민폐 대법관으로 불려도 할 말 없지 않느냐"며 "문제는 2년 동안 관련 로펌 사건을 회피하겠다는 것인데, 본인은 약속을 지킨다고 하지만 이런 피해가 국민에게 가고 있다. 개선을 위한 방법을 종합국감까지 알려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권 대법관이 취임한 이후 재배당한 대형로펌 사건 수는 59건이 맞으나, 이 사건들은 권 대법관이 전임 대법관으로부터 넘겨받은 미제 사건이라고 해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권 대법관에게는 애초부터 대형로펌 사건을 제외하고 배당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대법관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던 2018년∼2022년 7개 법무법인에 38건의 사건과 관련해 법률의견서를 써주고 총 18억1000만원을 받아 인사청문 과정에서 논란이 됐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