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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주식 팔려고 '위장이혼' 택하는 中 억만장자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29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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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中 상장사 오너 최소 8명 이혼
주식 분할 규모만 5조1800억
공동부유 압박에, 주식 팔려고 위장이혼 분석
금융당국, 주식 매각 규정 강화

편집자주'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라'. 널리 알려진 투자 격언 중 하나입니다. 슈퍼리치의 눈과 입에 주목하면 돈의 방향이 보입니다. 전 세계 시장을 움직이는 큰 손들의 투자 트렌드, 말, 관심사, 동향 등 흥미를 끌만한 모든 것을 전합니다. 지금은 월급쟁이지만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투자자들이 관심 가질 만한 소식도 배달합니다. 생생한 글로벌 투자 뉴스를 담은 슈퍼리치 코너를 주목해 주세요.

중국 억만장자들의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이 가뜩이나 부진한 주식시장에 충격을 주면서 금융당국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공동부유(더불어 잘살기)' 정책으로 부유층의 탈중국이 잇따르자, 위장이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규제를 수위 올리는 모양새다.


16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올 들어 중국 상장기업 주요 오너 최소 8명이 결혼 생활을 끝냈고, 재산분할 과정에서 배우자와 총 39억 달러(약 5조18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분할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엔 중국 사이버 보안업체인 360 시큐리티 테크놀로지(옛 치후360)의 창업자인 저우훙이 회장도 포함됐다. 그는 지난 4월 이혼한 후 전 부인인 후환에게 회사 주식 6.25%, 지분 가치 12억3100만 달러(약 1조6300억 원) 상당의 이혼 위자료를 지급했다.


[슈퍼리치]주식 팔려고 '위장이혼' 택하는 中 억만장자들 저우훙이 360 시큐리티 테크놀로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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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사이가 소원해져 이혼을 선택하는 억만장자들도 있겠지만, 중국 금융당국은 이보다는 규제를 우회해 주식을 내다팔려고 위장이혼에 나서는 경우가 늘어났다고 보고 있다. 현재 규정에 따르면 중국 상장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임원 또는 주주는 90일 내에 주식의 2%만 팔 수 있다. 다만 주요 주주가 이혼해 재산을 분할하는 경우에는 본인과 배우자가 각각 2%, 총 4%의 주식을 같은 기간 내에 매도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올 들어 이혼한 억만장자 8명 중 절반은 이혼 후 빠르면 몇주, 늦어도 몇달 내에 주식 처분 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현재 부동산발 위기 등으로 경기침체가 가속화될 걸로 예상되고, 해외 투자자들도 빠져나가고 있어 증시 전망이 밝지 않다.


이에 따라 최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이혼을 하더라도 주식 매각 한도를 본인 및 배우자를 합쳐 2%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 규제 우회로 차단에 나섰다.


프랑스 은행인 나티시스 SA의 홍콩 지사에서 근무하는 게리 응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부진한) 주식 시장을 떠받치라는 고위층의 요구가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다"며 "당국이 이혼과 관련한 규제 허점을 막는 건 최근 우리가 보고 있는 수많은 조치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억만장자들의 위장이혼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3기 체제에서 부자를 옥죄는 공동부유 기조를 강화하고 있고, 지난해 말 코로나19 봉쇄까지 풀리면서 해외 이민을 검토하는 부유층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갈등 고조로 중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블룸버그가 파악한 올해 이혼한 중국 억만장자 8명 가운데 3명은 배우자가 해외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초 이혼한 360 시큐리티 테크놀로지 저우훙이 회장의 전처인 후환 역시 싱가포르 영주권을 보유하고 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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