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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모금]이슬람 종교 너머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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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중동 지역과 이슬람은 갈등과 충돌이라는 프레임으로 늘 서양 문명과 서구 세계와 대척점에 서 있는 것으로 묘사됐다. 그러나 문명의 발달과 도시 문화의 발전 과정에서 바라본 이슬람 도시는 동서양의 문화가 교류되면서 새로운 문화와 생각을 만드는 중요한 매개체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 중동학 박사로 중동·이슬람 전략과 중동지역학을 강의하고 있는 저자는 그런 맥락을 짚어냈다. 종교적 공간으로서의 이슬람과 이슬람이 만든 도시라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이슬람 도시들이 생성된 역사적 배경과 그 안에서 그 도시들이 이룬 문명을 만나고, 그 도시들이 어떻게 새로운 문명을 열었는지 살핀다.

[책 한 모금]이슬람 종교 너머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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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스쿠스라는 명칭의 기원인 디마스카는 기원전 3천 년경 앗시리아인들의 서판에 처음 등장하며, 뒤이어 에블라 서판과 기원전 2500년경의 마리 서판에도 기록되어 있다. 기원전 1480년경의 것으로 추정되는 이집트의 파라오 투트모세 3세의 상형문자판에는 타마시코와 다마시크가 이집트에 의해 정복된 도시 중 하나로 언급되어 있다.

후대에 이르러 히타이트인들은 아품으로, 아람인들은 우피라고 불렀고, 그 후 도시는 아람, 디마시카 또는 ‘물을 댄 땅’을 의미하는 다르마이사크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렸다. 프톨레마이오스와 헬라인들은 아르시노이아로, 그리스인은 데메트리아스, 로마인들은 다마스쿠스로 불렀다. <24쪽>


종교적으로 이슬람이 강력한 의례적인 생활방식을 요구하자 국가의 공식적인 제도는 상대적으로 불필요해졌고, 사회 내부의 역동을 불러오는 아고라 같은 열린 장소는 서서히 자취를 감추었다. 그리고 바퀴 병거나 마차를 선호해 넓은 도로를 많이 건설했던 로마제국과는 달리 낙타, 양, 당나귀처럼 떼로 다니는 동물을 선호하는 이슬람문화에서 더는 도심부에 넓은 도로를 건설할 필요도 사라졌다. 차츰 도시를 격자형으로 가로지르던 넓은 로마식 도로는 도시 내에서 사라지고 이슬람식의 구불구불하고 좁은 길이 구시가지 내에 생겨났다. <31쪽>


오늘날 세계사는 여전히 서양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 동양은 서양의 그늘에 가려진 지 오래이며 우리가 누리는 대부분의 기술과 사상은 서양으로부터 유입된 것이다. 그러나 인류 역사상 서양이 본격적으로 세계사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5세기에 이르러 포르투갈이 인도 신항로를 개척하기 전, 중동과 중앙아시아, 동아시아는 이미 독자적인 문화를 이룩하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다. 그 중심에 지금의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가 있었다. <99쪽>



종교 너머 도시 | 김수완 지음 | 쑬딴스북 | 496쪽 | 3만2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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