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치료제, 폐에도 쓸 수 있을까…한미 '랩스트리플', 폐섬유증 확대 시도

한미약품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 중인 삼중 작용제 '랩스트리플 아고니스트(LAPSTriple agonist, 에포시페그루타이드)'가 폐 질환 치료제로의 적응증 확장 검토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사진제공=한미약품]

한미약품은 지난 19~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흉부학회 국제 콘퍼런스(ATS) 2023에서 랩스트리플 아고니스트의 특발성 폐 섬유증(IPF) 치료제 개발 가능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포스터 발표했다고 24일 밝혔다.

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작용제)는 체내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 인슐린 분비 및 식욕 억제를 돕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인슐린 분비 촉진 및 항염증 작용을 하는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자극 폴리펩타이드(GIP)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삼중 작용 바이오 신약이다. 현재 NASH 치료제는 글로벌 임상 2상이 진행 중으로 이에 더해 IPF 외에도 ▲원발 담즙성 담관염(PCB) ▲원발 경화성 담관염(PSC)으로의 적응증 확대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이들 적응증에 대한 희귀의약품 지정(ODD)을 받기도 했다.

IPF는 폐 조직이 점진적으로 딱딱하게 굳어지는 섬유화가 진행돼 폐 기능이 떨어지는 희귀질환이다. 현재까지 발병 원인으로 뚜렷하게 입증된 것은 없고, 기존 치료제는 증상을 완화하는 정도의 효능적 한계로 인해 NASH와 같이 미충족 의료 수요(un-met needs)가 높은 질환으로 꼽힌다.

이번 ATS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는 IPF 모델에서 랩스트리플 아고니스트의 효력을 평가한 것이다. 반복 투약 시 혈중 산소포화도가 증가하고 섬유화 지표들이 유의하게 개선된 점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 같은 섬유화 진행 억제 및 폐 기능 개선을 통해 동물모델에서 질병 진행에 따른 사망률을 낮췄다고도 전했다. 이번 발표를 맡은 김정아 박사는 “NASH 치료제는 물론 IPF 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뒷받침한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랩스트리플 아고니스트가 다양한 적응증에서 의미 있는 잠재력을 지속해서 확장하고 있다”며 “희귀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랩스트리플 아고니스트의 개발·상용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