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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전성시대]③막막한 생보사는 '요양·상조'까지 신사업 기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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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한 실적에 성과급 잔치는 남의 말
신뢰 잃고 고령화…고객 수 감소해
새 먹거리 절실히 찾아야

[손보사 전성시대]③막막한 생보사는 '요양·상조'까지 신사업 기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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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손해보험사)은 역대급 성과급 잔치던데 무척 답답합니다."


한 생명보험사 7년차 직원의 푸념이다. 손보사들은 역대급 성과급 잔치를 벌였지만 생보사는 조용히 지나가는 분위기다. 당장 실적도 주춤한데다 추후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생보사들의 성과급이 대체로 전년 대비 감소하는 분위기다. '빅3'로 꼽히는 교보생명의 경우 정확한 지급율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예년보다 줄었다는 게 직원들의 반응이다. 아직 성과급 지급이 확정되지 않은 한화생명도 다소 줄어든 성과급을 지급할 것으로 점쳐진다. 손보사들이 역대급 실적에 따른 성과급 잔치를 벌였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삼성화재는 연봉의 47%, DB손해보험은 연봉의 41%, KB손해보험의 경우 월 상여금 기준 55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생명보험은 사망이나 사고발생 후 보장을 받을 수 있는 보장성 판매가 중심이다.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기존 고객층은 보험료 납입 여력이 줄어들고,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은 젊은 세대들은 종신보험과 같은 상품을 외면하는 이중고에 빠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2022년 합계출산율은 0.78명까지 내려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59명에도 크게 못 미치는 최저치다. 65세 이상 고령층 인구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는 2025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보사 전성시대]③막막한 생보사는 '요양·상조'까지 신사업 기웃

소비자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과거 생보사들이 약관의 주요 내용을 숨기는 등 과열 경쟁 때문에 실적은 단기적으로 늘었지만 업권 신뢰는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보험 가입 후 2년이 지나고도 유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25회차 유지율의 경우 2020년 기준 61.4%에 그쳤다. 다섯명 중 세 명은 생명보험 가입 후 2년 이내에 해지하는 셈이다. 싱가포르(96.1%)는 물론 미국(84.9%), 대만(88.9%), 일본(89.2%)에도 크게 못 미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고객을 보장하겠다는 생명보험 업계의 대표적 표어와는 거리가 있는 현실이다.


품질보증해지 건수, 민원해지 건수, 무효건수를 합한 수치를 신계약건수로 나눈 비율인 불완전판매 비율도 손보사에 비해 높다. 생보사의 불완전판매율은 0.07%로 여전히 손보사(0.02%)의 3배 이상이다.

[손보사 전성시대]③막막한 생보사는 '요양·상조'까지 신사업 기웃

결국 생보사는 고객 신뢰를 회복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요양·상조 서비스, 디지털헬스케어 등 단순 상품 판매를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도 이같은 위기의식은 공유되고 있다.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이 "사망 후 보험금을 지급하면 끝나는 종신보험에서 벗어나 요양, 상조까지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의 경우 영역을 급격히 늘릴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고령화에 따른 건강 인식 증가하고 헬스케어 활성화 정책에 따라 보험업 외에 제약, IT 등 다양한 업종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만큼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도연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보험사의 디지털 헬스케어는 앞으로 외부 제휴를 통한 성장에서 나아가 실질적인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한 자체 역량 강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헬스케어 플랫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데이터와 인공지능(AI) 예측 등을 기반으로 전략적 제휴 및 인수합병(M&A)을 적극 펼쳐가며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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