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 5일 못 쓴 K직장인… "상사 눈치 보여서"

실제 사용한 연차 11.63일
희망 근로시간 평균 36.70시간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들이 평균적으로 받는 17일의 연차 중 5일은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내 인력 부족과 상사 눈치 때문이다.

1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2년 전국 일-생활 균형 실태조사'(변수정 외)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0일~10월 7일 전국 만 19~59세 2만 2000명(취업자 1만 7510명·비취업자 449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임금 근로자 중 연차 휴가가 정해진 경우 연차 일수(2021년 기준)는 평균 17.03일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한 연차 휴가 일수는 11.63일로 사용 가능 연차와 5일 넘게 차이가 났다.

[사진 출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대부분 입사 후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레 연차 휴가 일수는 늘어났지만 연령대에 따른 휴가 사용 일수는 큰 차이가 없었다. 이뿐 아니라 취업근로자 대부분은 연차 휴가를 부여받고 있었지만 468명은 따로 정해진 연차 휴가가 없었다. 이 경우 연평균 3.13일만 휴가를 사용했다.

연차휴가를 다 쓰지 못한 이유로는 '대체인력이 부족해서'(18.3%)가 가장 많았다. 이어 '업무량 과다로'(17.6%), '상사의 눈치가 보여서'(11.4%), '조직 분위기 때문에'(5.1%) 등이다. 절반 이상이 직장인들이 연차를 쓰고 싶어도 못 썼다는 뜻이다.

[사진출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어 '연차수당을 받기 위해서'라는 응답은 20.1%였고 '휴가 계획이 없어서'라는 대답은 14.6%였다. 1.8%는 '일하는 것이 편해서'라고 답했다.

'연차수당을 받기 위해서'라는 응답은 50대는 25.6%, 20대 이하(만 19~29세)는 14.1%로 연령대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30대는 16.4%, 40대는 19.9%였다.

희망 근로시간 평균 36.70시간

최근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희망 근로시간은 실제보다 4시간 적었다.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사진출처= 연합뉴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생활비를 벌어야 한다는 전제로 일하는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면 일주일에 얼마나 일하려는지 물었더니 평균 36.70시간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제 근로 시간보다 4시간가량 적은 것으로 여성(34.28시간)이 남성(36.68시간)보다, 20대(34.97시간)가 30대 이상(36시간)보다 짧은 근무시간을 희망했다.

제조업 분야(39.07시간)는 비교적 긴 시간 일하기 희망한 데 비해 보건업 및 사회복지·교육서비스업은 34.86시간으로 나타나 격차가 있었다. 현재 52시간을 초과해 일하는 집단도 44.17시간을 희망 근무시간으로 응답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장시간 일하는 집단에서의 현실과 희망의 간극이 크다”라고 짚었다.

휴게 시간은 식사 시간을 포함해 평균 64.45분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주당 52시간을 초과해 일하는 집단에서 41~52시간 일하는 집단보다 오히려 휴게 시간이 짧은 특징을 보였다고 밝혔다. 쉼이 부족하단 답변이 절반 이상(52.5%) 이었다.

가사에 쏟는 시간은 남성보다 여성이 1.85배 많았다. 하루 평균 1시간 22.97분 중에서 남성 58.46분, 여성 1시간 48.79분이었다. 돌봄에서도 성별 차이가 있었다. 평균은 50.77분이었으며, 남성 33.88분, 여성은 1시간 18.58분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자녀가 1명인 경우는 평일 돌봄 시간이 1시간 40.1분으로 자녀가 2명 이상인 경우의 1시간 26.48분보다 길게 나타났다”라며 “자녀가 1명인 집단에서 아동 연령이 낮을 가능성이 커 돌봄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