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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맥경화]살얼음판 채권시장…발행금리 16.8%도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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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 등급에도 건설사 보증 채권 유통 금리 15%이상

[돈맥경화]살얼음판 채권시장…발행금리 16.8%도 제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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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부동산 단기자금시장 경색으로 시행사들이 10% 중반이 넘는 금리를 제시하면서까지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금리 인상 등 긴축 한파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강원도의 춘천 레고랜드 ABCP(자산유동화증권) 지급보증거부 사태까지 덮치면서 금융사들이 자금공급을 꺼리는 ‘돈맥경화’ 현상이 더 짙어지는 모양새다.


27일 채권업계에 따르면 ‘플로리스리테일제일차(SPC)’는 지난 25일 발행한 3개월 만기 자산유동화전자사채(ABSTB) 발행을 위해 300억원(결제금액 288억원) 규모로 연 16.83%에 달하는 금리를 제시했다. 이 ABSTB는 지난 8월 기발행한 ABSTB(1000억원)를 상환하기 위한 것으로 나머지 700억원은 ABCP(자산유동화증권)로 발행됐다. 이는 SPC가 홈플러스 4개점(영등포점, 금천점, 동수원점, 센텀시티점) 인수와 관련해 대출약정을 맺은 차주 ‘세콘도’가 보유한 대출채권을 기초로 발행됐다.


해당 채권은 채무인수(매입)자로는 롯데건설(A2+)이 나섰음에도 15%가 넘는 높은 금리에 발행을 확정지어야 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시장에 돈이 돌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의 롯데건설 신용도에 우려를 제기한 탓이다. 롯데건설이 보유한 PF 우발채무는 총 6조70000억원에 달하는데 올해 말엔 3조원 규모로 만기가 예정된 상태다. 롯데케미칼과 호텔롯데 등 그룹 계열사 대상으로 2000억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와 5000억원의 단기자금차입에 나섰다는 소식도 투심에 부정적이었다.


같은 날엔 유통시장서 20% 금리로 채권이 거래된 사례도 있었다. DB금융투자가 인수확약에 나선 스펠바인드제십육차는 잔존일 2일을 남겨놓고 13억원이 20%의 금리로 거래됐다. 해당 채권은 미국 내 아마존 물류센터 7개소와 미국 텍사스주 물류센터 1개소 관련 지분을 보유한 ‘미래에셋맵스미국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 18호’가 발행하는 수익증권을 인수하기 위한 것이다. 채권 시장 관계자는 "시장에서 채권을 사가려는 사람들이 없으니 더 높은 금리를 주고서라도 시장에 채권을 내놓고 있다"며 "20%대에 육박하는 금리가 제시되고 있는 것은 단기자금시장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등급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ABSTB의 발행 금리는 5% 이내에서 형성됐다. 그러나 부동산 금융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훼손되면서 금리가 3배 넘게 뛰어오른 것이다. 유동성이 취약해진 건설사나 중소형증권사가 보증에 나섰다는 점은 금리 상승을 더 부추기고 있다. ABSTB 발행을 위해선 증권사나 건설사가 지급보증을 서게 되는데, SPC가 자금이 부족할 경우 인수자로 나선 증권사나 건설사가 모자란 돈에 대해 납입이 불가능 할 수 있다는 심리가 확산된 것이다. 실제로 유통시장에선 이러한 신용 위험이 금리로 반영, 우량등급의 대형건설사가 보증한 단기채권의 금리는 15% 수준에, 중소형 증권사가 보증한 채권의 경우 9~10%대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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