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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없어요"…부품 부족·물류비 상승에 韓 기업 부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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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발 공급망 위기 현실화-③
삼성·LG전자, 러시아 현지 공장·영업 차질
반도체 업계도 고전…장비 품귀 현상
치솟는 물류비 부담에 실적도 영향

"재고 없어요"…부품 부족·물류비 상승에 韓 기업 부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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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도시 봉쇄가 글로벌 공급망 교란을 악화시켜 해외 매출 비중이 큰 가전, 반도체업계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부품 부족으로 제품 생산공장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아 일부 지역에선 ‘품절대란’이 발생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제품 생산 및 물류 비용 증가에 수익성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제품 없어서 못 판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러·우 전쟁발 글로벌 해상 물류 차질을 이유로 들어 러시아로 향하는 선적 출하를 무기한 중단하면서 러시아 지역 생활가전 재고는 동이 난 상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러시아 현지 공식 쇼핑몰과 현지 가전판매 업체 등에서 생활가전 대부분이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실제 러시아의 삼성전자 공식 쇼핑몰을 살펴보면 판매 중인 냉장고 60여개 중 현재 구입이 가능한 것은 단 2개 모델에 불과하다. 러시아에서 인기가 많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 TV 등도 상황이 비슷하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칼루가 지역에서 TV와 모니터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LG전자 역시 모스크바 외곽 루자 지역에서 가전 생산공장을 두고 있지만 완제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현지 공장 가동은 물론, 완성품 수출길까지 막혔다.


지난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글로벌 해운사들이 러시아 화물 운송을 보이콧한 데다 미국이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을 러시아로 수출하는 것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러시아와의 관계를 생각해 현지 공장 폐쇄나 가동 중단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부품 조달이 불가능해지면서 공장의 제품 생산라인도 수시로 멈추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재고 없어요"…부품 부족·물류비 상승에 韓 기업 부담 ↑


◆"장비, 재료 없어 생산 못 늘려"=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반도체업계가 생산을 늘리려고 해도 러·우 전쟁 장기화로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공급이 워낙 타이트해서다.


반도체 핵심 소재 네온의 전 세계 생산량 절반을 담당하는 우크라이나가 침공을 받으면서 공급 가격은 1년 전보다 수십 배 폭등했다.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소재 가격이 급등하자 급기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는 반도체 공급가격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다. 업계 1위 TSMC가 내년 생산가격을 6% 인상한 데 이어 삼성전자도 15~20%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생산을 늘릴 수 있는 장비도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자동차용 반도체를 만들 때 쓰이는 8인치(200㎜) 웨이퍼의 경우도 DB하이텍과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생산시설 추가 투자는 어려워졌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에 비해 제조기술 수준이 높지 않아 구형 장비로 제조 가능하다”며 "하지만 이미 장비업계가 12인치(300㎜)로 라인을 전환하면서 8인치용은 거의 생산하지 않고 있어 장비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세계 각국이 반도체를 국가전략산업으로 키우면서 첨단장비 확보전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장비 리드타임(주문 후 입고까지 걸리는 시간)은 과거 수개월에서 현재 2~3년까지 길어졌다.



세계를 무대로 제품을 팔고 있는 국내 전자업계는 부품 공급 차질에 원자재, 물류비 상승 부담을 기업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에서 가전제품 원자재로 쓰이는 철강, 레진, 구리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4%, 16.3%, 36.4% 상승했고, 각종 반도체 칩 가격도 20~40% 상승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1분기에 지출한 제품 운반비 역시 지난해보다 각각 41%, 52% 증가한 8576억원, 1조838억원에 달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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