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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뷰] 보름 남은 데드라인…美 반도체 정보요구, 막판까지 눈치보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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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상
내달 8일까지 재고량·주문·판매 관련 설문조사 참여해야

[Biz 뷰] 보름 남은 데드라인…美 반도체 정보요구, 막판까지 눈치보는 기업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공급망 CEO회의에서 실리콘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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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 공급망과 연관이 있는 글로벌 제조사에 민감한 정보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한 마감시한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정보 공개 대상에 포함된 국내 기업들도 동참 여부와 수위를 두고 장고를 거듭하는 분위기다. 개별 기업 입장에서 미국 정부의 사실상 강압적인 제안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아 막판까지 타사 동향을 주시하는 '눈치보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보 제공 옥죄는 美…일부 기업 동참 움직임 거론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요청에 따라 다음달 8일까지 반도체 공급망과 관련한 설문조사에 응할지 입장을 정해야 한다. 이는 지난달 백악관 주재로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공표된 것으로 45일안에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재고량과 주문, 판매 등과 관련한 민감한 정보를 내라고 요구한데 따른 것이다.


해당 기업들은 이 사안을 두고 내부 검토를 진행해왔다. 그 사이 일부 업체의 참여가 확정됐다는 미 상무부의 발표가 나왔다. 주요 외신들이 지난 22일 미 상무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인텔, GM, 인피니온,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기업들이 조만간 정보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며 "우리는 이러한 노력에 매우 감사하고 다른 기업들도 동참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미 정부는 이 같은 정보제출 여부가 업체 자율에 달렸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으나 한편으로는 동참을 강제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왔다. 자료 제출을 거부할 경우 군수법인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동원할 수 있다고 언급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DPA는 한국전쟁 당시 미 정부가 기업들의 군수물자 생산을 독려하기 위해 만든 법으로 주요 산업에 대한 직접 통제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최근에는 정보제공 요청에 불응할 경우 미국의 공공조달시장 참여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는 한미경제연구소(KEI)의 전망도 나왔다. 이는 앞서 미 국방부 등으로부터 첨단기술, 통신장비 분야 사업을 수주했던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에는 압박이 될 수 있다. 미 상무부 대변인은 이번에 복수 기업이 협력 의사를 밝힌 사실을 소개하면서 "강제 조치를 해야 하는지 여부는 얼마나 많은 기업이 동참하느냐와 제공된 정보의 질에 달려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Biz 뷰] 보름 남은 데드라인…美 반도체 정보요구, 막판까지 눈치보는 기업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비밀유지 조항 파기시 경영상 타격"…국내 기업들 전전긍긍
개별 기업 차원 대응 역부족…민관 협업·지원책 나오나

국내 기업들은 미 정부의 압박과 사업상 발생할 문제점을 모두 고민해야 하는 처지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 계약의 경우 비밀유지 조항이 엄격하기 때문에 자국 기업들 사이에서도 보안을 철저하게 유지한다"며 "미국이 요구하는 이 같은 정보가 노출될 경우 해당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사와의 관계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매출이나 시장 점유율 등 경영상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정보가 미 반도체 기업의 성장을 위해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면서도 개별 기업이 미 정부를 상대로 반론을 제기하기는 쉽지 않다며 입장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어느 범위까지 자료를 제출할지, 미국이나 다른 글로벌 기업들의 분위기는 어떤지 마감시한까지 상황을 지켜본 뒤 신중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인 대만 TSMC는 민감한 기업 정보는 제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 20일 국회에서 "우리 기업들이 계약상 비밀유지 조항과 국내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제공할 수 있는 자료를 검토한 뒤 미국에 제출하도록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정부는 미국의 정보제공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부처간 협의에도 착수했다. '미국 반도체 정보 제공 요청 관련 동향 및 향후 대응 방향'을 주제로 지난 18일 열린 첫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에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기업의 자율성과 정부의 지원성, 한미 간 협력성 등에 바탕을 두고 대응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특히 정부는 기업계와의 소통과 협력을 각별히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달 27일 신설하기로 한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는 경제부총리를 위원장으로 하고 경제부처 장관 5명과 국정원·국가안전보장회의(NSC)·청와대 관계자 5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됐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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