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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째 '이론'만 있던 액체금속 전자구조, 실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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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연구진, 세계 첫 발견 성공
고온 초전도 현상 매커니즘 이해에 도움
상온 초전도 개발 성공할 경우 획기적 변화

60년째 '이론'만 있던 액체금속 전자구조, 실제 확인됐다 액체 금속의 전자 구조가 발견된 결정 고체와 액체금속의 계면.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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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한국 물리학자들이 60년 전 예측된 액체 금속의 전자 구조를 실험적으로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고온 초전도 현상의 매커니즘을 확인해 상온 초전도 개발에 성공할 경우 손실없는 전기 전달 등 획기적인 변화가 예측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김근수 연세대 교수 연구팀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필립 앤더슨과 네빌 모트 등이 1960년대 이론 모델로 예측한 ‘액체 금속의 전자 구조’를 실험적으로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배열이 규칙적인 고체금속은 전자구조를 비교적 쉽게 설명할 수 있지만, 수은과 같은 액체금속은 자유자재로 형태를 바꿀 수 있어 그 전자구조를 설명하는 것이 매우 까다롭다. ‘액체 금속의 전자구조’는 1960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필립엔더슨과 네빌모트가 이론 모델을 제안해 예측하긴 했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 실험적으로 발견된 적은 없었다.


연구팀은 액체금속을 직접 측정하는 과거의 방식과는 달리, 결정고체 위에 알카리 금속을 분사해 그 사이에 계면을 관측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액체금속의 전자구조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즉 검은 인(흑린)이라는 결정 고체 표면에 알카리 금속(나트륨, 칼륨, 루비듐, 세슘)을 뿌려 준 후 알카리 금속으로 도핑된 검은 인의 전자구조를 장비를 이용해 측정한 결과, 1960년 앤더슨과 모트 등이 예측했던 뒤로 휘는 독특한 형태의 전자구조와 ‘유사갭’을 발견했다.


유사갭(pseudogap)이란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경우 양자역학적 효과로 인해 전자는 완전한 에너지 간극을 갖는 반면 불규칙하게 배열된 경우 전자가 불완전한 에너지 간극을 갖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1968년 네빌 모트는 이 현상을 ‘유사갭’이라 명명했다. 결정고체인 검은 인의 전자들이 불규칙하게 분포된 알카리 금속의 원자들에 의해 공명 산란 돼 ‘액체금속의 전자구조’와 같은 특징을 갖다.


연구를 통해 ‘유사갭’을 설명할 수 있게 되면, 응집물리학의 풀리지 않는 난제 중 하나인 고온 초전도 현상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 기대된다. 또 만약 고온초전도 현상의 매커니즘을 규명해 상온 초전도 개발에 성공한다면 에너지 손실 없는 전력 수송이 가능해 자기부상열차, 전력수급난 해결, MRI와 같은 의료용 진단기기에도 혁신을 가져올 전망이다.



김 교수는 “불규칙하게 배열된 이종 원자들과의 충돌 효과로 유사갭을 설명할 수 있다”며 “고온초전도 현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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