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공항-도심 연결하는 단거리 에어택시부터 상용화
중장거리 택시·화물용 UAM·완전 무인항공 시스템 개발중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현대자동차가 당초 계획보다 3년 앞당겨 에어택시를 상용화하기로 한 것은 미래 핵심 사업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특히 에어택시의 상용화를 미국에서 먼저 실현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은 세계 최대 모빌리티 시장인 미국에서 정면 승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공항과 도심 연결하는 에어택시 먼저 나올듯
현대차는 주요 공항과 도심을 연결하는 단거리 에어택시를 개발하고 나중에는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중장거리 에어택시까지 상용화할 계획이다. 화물용 UAM과 완전 전동화 무인 항공 시스템(UAS)도 개발 중이다.
현대차가 UAM을 미래 먹거리로 선택한 것은 시장이 급속도로 커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서다. 컨설팅업체인 삼정KPMG는 글로벌 UAM 시장이 2020년 70억달러(약 8조5000억원)에서 2040년 1조4740억달러(약 1800조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비행 모빌리티 시장이 2050년에 9조달러(1경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현재 전 세계 250여개 이상의 회사들이 UAM 관련 기술개발 및 기체개발, 디자인, 충전시스템 연구 등에 뛰어들었다. 그중에서도 완성차업계가 가장 적극적이다. 미국의 대표 자동차 회사 GM(제너럴모터스)은 올해 초 열린 소비자가전박람회 ‘CES 2021’에서 UAM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고 수직 이착륙 비행체인 ‘VTOL’ 콘셉트를 공개했다. GM은 2030년까지 에어택시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일본의 도요타도 빠르게 사업을 진행 중이다. 도요타는 지난해 미국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스타트업인 ‘조비 애비에이션’에 3억9400만달러(약 4600억원)를 투자했다. 유럽의 폭스바겐과 포르쉐, 아우디 등도 UAM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UAM은 삶의 질 높이는 혁명과도 같은 시장"
현대차도 UAM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선택하고 기술개발 및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단 2025년까지 1조8000억원을 투자하고 추후로 자금을 더 투입할 계획이다.
인재 영입도 적극적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영입 1년여 만에 사장으로 승진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 신재원 UAM사업부장(사장)을 중심으로 UAM 기체 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한 올해 초에 항공우주산업 전문가 ‘벤 다이어친’을 CTO(최고기술책임자)로 영입했다.
신재원 사장은 지난해 말 개최한 현대차 인베스터 데이에서 "UAM은 지상 교통 혼잡에서 벗어나 이동 시간을 2배 또는 3배 단축하고 지점 간 항공 이동을 가능하게 하여 지역 사회를 가깝게 연결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혁명이 가능하다"며 "현대차는 이 흥미진진한 신사업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는 다방면의 역량을 갖췄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지난해 임직원들과의 타운홀미팅에서 "UAM이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의 30%를 차지할 것"이라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회장이 이번주에 2개월 만에 다시 미국 출장길에 오른 중요한 이유 중 하나도 미국 내 UAM 사업을 둘러보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현대차의 미래 핵심 사업이 몰려 있는 보스턴과 미국, 워싱턴DC 등 미국 동부지역을 돌아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에서는 현대차 외에 한화그룹이 매우 적극적으로 UAM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2500만달러(약 283억원)를 투자해 미국 개인 항공기 개발 전문기업 오버에어 지분 30%를 인수하고 5인승 비행체 ‘버터플라이’를 개발하고 있다. 한화시스템도 2025년 에어택시 시범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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