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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30분' 미스터리…정민 씨, 무슨 일 당했나 [한승곤의 사건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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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정민 씨 아버지 실족사 관련 강한 의혹 제기
사건 당일 뒤바뀐 휴대전화, 친구 A 씨 당시 신었던 신발 버려
A 씨 휴대전화 위치추적 불가
정민 씨 아버지 "사비 다 털어서라도 휴대전화 찾아내겠다"

'새벽 3시30분' 미스터리…정민 씨, 무슨 일 당했나 [한승곤의 사건수첩]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 씨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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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지난달 25일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엿새 만에 숨진 채로 발견된 의대생 손정민(22)씨의 사고를 둘러싼 의혹이 커지고 있다.


정민 씨 아버지 손현 씨는 사건 발생 당일 함께 있던 친구 A 씨가 자신의 휴대전화가 아닌 아들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던 점, A 씨 신발을 보려 했으나 A 씨 아버지가 '버렸다'라고 말한 것을 주요 의혹으로 제기하고 있다.


현재 정민 씨 아버지는 단순 실족이 아닌 어떤 외부 물리적 힘으로 아들이 익사, 결과적으로 사고가 아닌 강력범죄임을 주장하고 있다. A 씨는 오늘(4일) 새벽 정민 씨 빈소를 찾았으나 유족에 의해 조문을 하지 못했다.


◆ 사건 발생 당일 무슨 일 있었나…함께 놀던 친구, 서로 멀어진 '1시간 공백' 미스터리


지난달 24일 밤 10시30분쯤 만난 정민 씨와 그의 친구 A 씨는 한강공원에서 함께 술을 마셨다. 다음날인 25일 새벽 1시30분쯤 정민 씨는 자신의 어머니와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나눴다. 1시50분쯤에는 휴대전화로 술자리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새벽 3시30분에는 A씨가 자신의 어머니와 통화를 하며 "정민이가 취해서 자는데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때 A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했다.


A씨는 전화를 마치고 다시 잠들었고, 1시간 뒤에 다시 일어났을 때 정민 씨는 자리에 없었다. 정민씨가 먼저 귀가했다고 생각한 A씨는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챙겨 집으로 향했다고 한다. 이 시각은 새벽 4시30분쯤이다.


A 씨가 홀로 귀가하는 모습은 반포나들목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이후 A씨는 부모님과 함께 정민씨를 찾기 위해 다시 한강공원으로 돌아갔고, 정민씨가 보이지 않자 오전 5시30분쯤 정민씨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새벽 3시30분' 미스터리…정민 씨, 무슨 일 당했나 [한승곤의 사건수첩]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엿새 전 실종된 대학생의 시신을 발견한 민간구조사가 구조견과 함께 시신 수습현장을 지키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민씨의 어머니는 아들 휴대전화로 전화했지만, 정작 휴대폰은 A씨가 가지고 있던 상태였다. A씨는 집에 와보니 정민씨의 휴대전화가 자신의 옷 주머니에 있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을 들은 정민씨의 아버지는 한강공원으로 나갔고, A씨의 휴대전화를 정민씨가 가지고 있을 것 같아 전화를 시도했으나 계속 연결이 되지 않다가 오전 7시쯤 전원이 꺼졌다. 마지막으로 신호가 잡힌 곳은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기지국'이다. 두 사람이 술을 마셨던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바로 맞은편이다.


결국 실종 엿새 만인 지난달 30일 오후 정민씨는 실종 장소 인근에서 민간구조사 차종욱씨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상황을 정리하면 정민 씨는 25일 새벽 3시30분에는 살아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어 1시간이 지난 새벽 4시30분 A 씨가 현장에서 집으로 향할 때 정민 씨는 자리에 없었다. 결국, 이 1시간 동안 정민 씨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밝히는 것이 의혹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벽 3시30분' 미스터리…정민 씨, 무슨 일 당했나 [한승곤의 사건수첩]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이어지는 의혹들…'바뀐 휴대전화', '버려진 A 씨 신발'


정민 씨 휴대전화는 A 씨가 자신의 집으로 가져왔다. 사건 당일 술에 취한 상태에서 두 사람의 휴대전화가 뒤바뀌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한강에서 발견된 정민씨에게선 A씨 휴대전화가 나오지 않았다. 발견 당시 정민씨의 주머니에는 지갑만 남아있었다. 지갑은 정민씨가 집에서 나가면서 들고 간 것으로, 유일하게 발견된 소지품이다.


정민씨 아버지 손현(50)씨는 "실종 지점 인근 한강 바닥에 A씨 휴대전화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사비를 다 털어 민간잠수사를 고용해서라도 휴대전화를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휴대전화를 둘러싼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사라진 A 씨 신발도 논란에 휩싸였다. 손씨는 아들의 장례식장에서 "A씨가 아들과 함께 진흙에서 굴러 신발과 바지가 더러워졌다고 해서 A씨 아버지에게 신발을 볼 수 있냐고 물었지만 '버렸다'는 답이 바로 돌아왔다"고도 말했다. 이어 "한강공원엔 진흙이 없고, 신발을 버렸다는 것도, 그런 답변이 바로 나온 것도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A씨의 부모가 한강에 정민씨를 찾으러 나오면서 자신에게 바로 연락하지 않은 것 역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는 이 사건에서 2가지 의문이 해소될 수 있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YTN라디오 프로그램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문제는 휴대폰이 왜 바뀌었나. 하나는 은하수(갤럭시) 폰이고 하나는 사과(애플) 폰인데 바뀌게 된 이유가 있는지 등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친구의 휴대폰의 위치가 왜 강북으로 나왔는지 범죄행동 분석적으로 파헤쳐야 될 것으로 본다. 친구에게 두 차례에 걸쳐 최면을 했지만 나오지 않아서 이 부분에 답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한편 친구 A씨는 4일 새벽 친구 정민 씨 장례식장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손씨의 아버지는 조문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 씨 아버지는 한 매체를 통해 "본인들(A씨 부모)은 얼굴도 못 내밀고 친척을 앞세워 왔다"며 "늦었다고 나가라고 했다"면서 "아무도 없을 때 조문온 것 같다"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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