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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빅브러더' 경고에도…금융결제원, 법 개정전 조직 '알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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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금융거래법 개정 3대 쟁점

한은 '빅브러더' 경고에도…금융결제원, 법 개정전 조직 '알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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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빅테크 규모 성장에

내부거래 관리 필요성 제기


정무위 원안대로 전금법 개정 땐

한은 고유권한 지급결제 침해


기재위 한은법 개정안과도 충돌

법사위서 상임위간 격돌 가능성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갈등의 핵심인 금융결제원이 네이버·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기업 고객의 거래내역까지 파악할 수 있는 조직을 이미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논의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 따르면 금결원은 빅테크 기업의 고객 거래내역을 파악하고 금융위는 이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데, 법이 통과되기도 전에 해당 업무를 맡을 조직까지 미리 구성했다는 얘기다. 한은이 전금법을 발의한 금융위에 ‘빅브러더’라고 이례적으로 강하게 경고한 데 이어 금결원 조직 구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8일 금결원 등에 따르면 금결원은 지난달 28일 조직개편을 통해 ‘청산관리실’을 신설했다. 이달 1일부터 4명의 인력을 선배치했다. 금결원은 은행 등 금융기관의 청산업무를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별도 조직을 굳이 둘 이유가 없다. 이 때문에 금결원 안팎에서는 신설 조직이 빅테크 거래내역을 집중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결원 관계자는 "특별한 의미 부여는 하지 말아달라"면서도 "전금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할 일이 더 생길 수도 있다고 보고 조직을 신설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과 금융위의 갈등이 더욱 깊어지면서 전금법 개정안을 놓고 충돌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Q1. 빅테크 규모 커져서 내부거래 관리 필요?

발단은 정부가 빅테크 기업 규제를 풀어 금융 신사업을 키우고자 하는 데서 시작됐다. 금융위가 전달, 윤관석 정무위원장이 대표 발의한 전금법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고객들은 네이버·카카오페이 등에 금융권 제휴 없이 직접 계좌를 열고 급여 이체나 카드대금 결제, 송금 등을 할 수 있다. 계좌 한도도 커지는데, 문제는 기업이 커지면 위험도 커진다는 점이다. 네이버·카카오페이 결제 규모는 지난해 100조원 상당으로, 금융위는 기업이 도산하거나 미리 받은 자금을 다른 곳에 쓸 것을 막기 위해 고객거래 정보를 수집하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은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거래정보를 집중시키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말한다. 한은 관계자는 "전금법 개정안의 예탁금 보호규정(제26조)이나 기록보존·감독규정(제22조, 제39조)을 활용해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다"며 "금융기관도 타 은행 간 거래만 금결원에 보고될 뿐, 동일은행 내 거래는 고객 동의 없이 못 본다"고 말했다.


◆Q2. 한은은 왜 반발할까

이는 중앙은행의 고유 권한, 금결원 설립 과정과 관련이 있다. 금결원은 전국어음교환관리소·은행지로관리소를 통합해 1986년 공식 출범했다. 출범 과정에서 협의 권한이 한은 총재에 부여됐고, 시스템작업도 한은이 도맡았다. 한은법 제81조에도 ‘지급결제업무’를 이미 명시해 두고 은행들의 결제 관리를 해 왔다. 35년이 흘러 빅테크 기업이 커져 은행에 준하는 권한을 준다면 설립 초기부터 맡은 한은이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주장이다. 다른 국가에서도 중앙은행들이 관련 업체를 관리한다. 만약 기관 간 청산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최종대부자’ 기능을 갖춘 중앙은행만이 돈을 넣어줄 수 있고, 시스템을 안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Q3. 향후 절차는

공은 국회의 손으로 넘어갔다. 12년 전인 2009년에도 한은과 금융위는 지급결제제도 감독권을 놓고 대립하다 국회에서 흐지부지됐다. 이번엔 빅테크 업체까지 동원된 만큼 어떤 쪽으로든 국회에서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당장 정무위의 전금법 개정안에 대한 판단이 관건인데, 한은은 정무위에서 문제가 되는 조항이 삭제되길 기대하고 있다. 기획재정위원회에선 별도 한은법 개정안도 발의됐다. 지급결제 권한이 한은의 고유 업무임을 강조한 법이다. 전금법 개정안과 상충되기 때문에 이 경우 법사위원회까지 회부돼 국회에서 정무위와 기재위가 승부하게 된다. 한은법 개정안을 발의한 기재위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미 한은에서 지급결제 청산제도를 하고 있는데, 있는 제도를 활용하는 방법이 낫다"고 밝혔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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