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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시대 옛말, 이젠 기피부서…"부서 옮겨주세요" 남성복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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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복장제·재택근무 확산
수요 줄면서 수년째 침체기
패션업계 사업 접거나 축소

전성시대 옛말, 이젠 기피부서…"부서 옮겨주세요" 남성복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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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국내 대형 패션업체에 근무하는 직장인 A씨는 최근 지난 7년간 몸 담았던 ‘남성복’에서 신사업 부서로 부서이동을 신청했다. A씨는 "취업을 준비할 때부터 남성복, 특히 남성 정장 사업만을 바라봤는데 지금은 대부분 직원들이 기피하는 부서"라며 "부서 규모도 매년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남성복 아무도 안 가요"

1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남성복 부서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탈출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 남성복은 정장을 중심으로 패션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며 관련 부서의 경쟁률은 가장 치열했다. 하지만 남성복 시장은 지난 수년간 침체기를 겪은 데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직원들 사이에서 기피 부서로 손꼽히고 있다.


실제로 갤럭시, 로가디스 등 국내 대표 정장 브랜드를 운영하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최근 남성복을 담당하는 사업부장을 상무에서 부장급 인사로 교체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다른 곳들도 마찬가지다. 또 다른 국내 패션업체에 근무하는 직장인 B씨는 "남성복으로 발령 받는 임원들은 사실상 퇴사 압박으로 느낄 정도로 남성복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신입 직원들은 대부분 온라인 사업 부서를 지원하는 추세이며 10년 이상 남성정장 사업에만 몸담은 ‘정통파’들도 최근에는 부서를 떠나려고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회생 불능, 사업 접는다

국내에서 남성 정장시장은 몇 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직장 내에서 자율복장제가 확산하며 넥타이를 푸는 직원이 많아진 데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재택근무마저 보편화되며 정장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2011년 6조8668억원 규모였던 국내 남성복 시장은 지난해 3조6556억원 규모(추정치)로 약 45% 축소됐다.


신세계톰보이는 1세대 남성복 브랜드인 ‘코모도’ 사업을 지난달 종료했다. 2011년 신세계톰보이를 인수한 이후 지속적인 투자와 사업 재정비에 나섰지만 남성복시장 침체의 장기화로 적자가 지속돼 회생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하면서다. 지난해엔 한섬의 ‘까날리’, 태진인터내셔날의 ‘루이까또즈 셔츠’ 등이 사업을 중단한 바 있다. LF의 ‘TNGT’는 과거 정장과 캐주얼의 제품 비중이 7대 3이었던 것에서 최근에는 3대 7로 역전시켰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남성복 사업부서의 규모는 시장의 흐름상 지속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남성복은 오프라인 비중이 높아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온라인 중심으로 개편되고 소수의 고가 브랜드만이 오프라인에서 살아남는 구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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