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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조용히 마무리해야죠" 코로나 확산세에 사라지는 송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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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 규모·예상경비·횟수 ↓
방역당국 "올 연말에는 '대면 모임은 없다'가 원칙"
전문가 "연말연시 감염위험 높아… 최대한 모임 자제"

"올해는 조용히 마무리해야죠" 코로나 확산세에 사라지는 송년회 지난달 22일 저녁 신촌 연세로가 주말 저녁식사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텅 빈 채 배달 오토바이만이 분주하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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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김영은 기자] 전국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근 일주일간 신규 확진자가 400~500명대를 웃도는 등 확산세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이렇다 보니 올해 송년회 및 각종 연말 모임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시작되며 수도권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격상하는 등 확산 방지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5일 구인·구직 사이트 잡코리아와 알바몬에 따르면 2·30대 성인남녀 2275명 중 올해 송년회 계획이 '있다'라고 답한 사람은 33.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동일 조사에서 88.5%가 송년회 계획이 '있다'라고 답한 것과 비교하면 55% 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다. 반면 송년회 계획이 '없다'라고 응답한 사람은 지난해 11.5%에서 올해 30.2%로 3배가량 늘었으며, 전체 응답자의 36.5%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라고 답했다.


조사에서 '송년회 계획이 없다'라고 답한 응답자 10명 중 7명은 그 이유를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 차원(72.2%)'이라고 밝혔다. 또한, 송년회를 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들 역시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송년 모임을 앞두고 걱정되는 것을 묻는 질문에 85.3%(복수응답)가 '코로나19 감염 및 확산'이라고 답했고 다음으로는 '경비 부담(39.2%)', '과식 및 체중 증가(35.1%)'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올해는 송년회 모임이 줄어들면서 송년회의 규모도 함께 간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송년회 계획을 밝힌 응답자들의 송년회 예상 경비는 평균 22만 원이었으나 올해는 평균 17만 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1인당 송년회 참석횟수도 지난해 평균 2.4회에서 올해 1.3회로 줄어들었다.


올해 송년 모임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겠냐는 질문에는 '조용하게(46.1%, 응답률 기준)'와 '적은 인원만 모여 단출하게(41.5%)'가 각각 40% 이상의 응답률로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이벤트 없이 거리를 지키는(30.9%)'이 3위를 잇는 등 송년회 규모 역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조용히 마무리해야죠" 코로나 확산세에 사라지는 송년회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지난달 23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및 확진 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학생 성모 씨(23)는 "크리스마스 전후로 고등학교 동창들과 한 해도 빠짐없이 송년회를 했는데 올해는 취소하고 조용히 보내기로 했다"며 "원래 다 같이 크리스마스 선물도 주고받았는데 올해는 선물도 친구들 집에 택배로 보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대면 송년회는 처음이지만 그래도 불안하게 만나는 것보다는 이게 더 안전하고 의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외부로부터의 감염 확률이 비교적 적은 파티룸 등 폐쇄된 공간에서 송년회를 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장인 김 모 씨(31)는 "연말에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송년회를 할 계획이 있다"며 "확산이 걱정돼 파티룸을 잡아 친한 지인들끼리만 즐길 예정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요즘은 상황이 너무 심각해서 계속 이 정도면 아예 취소하는 것도 염두는 하고 있다"면서 "소중한 사람들과 보냈던 연말이 없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속상하긴 하지만 딱히 별 수가 없다"고 전했다.


방역당국에서도 연말 모임 등을 최소한 자제하라고 강조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달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위기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면 지난 11개월간의 모든 노력과 희생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며 "코로나19 위험이 증가한 올 연말에는 '대면 모임은 없다'라는 원칙하에 각종 연말연시 약속과 성탄절 등 종교행사, 신년회까지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집단모임 후 후각이나 미각 소실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은 최대한 신속하게 진단검사를 받아 달라"고 당부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지난달 20일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하며 "연말을 맞아 계획하고 있는 각종 모임을 최대한 자제하고 필수적 활동 이외에는 가급적 집안에 머물러달라"고 밝혔다.



전문가는 식당 등 사람이 몰리는 공간은 감염 위험이 높다면서 송년회 자제를 당부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확산세가 가파르다. 어떤 모임이든지 거리두기가 완벽하게 지켜진다는 게 어렵고 일단 연말연시에 모이게 되면 식사는 기본이고 음주까지 하게 되니까 감염 위험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올해는 송년 모임을 최대한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김영은 인턴기자 youngeun92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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