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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삼계탕 먹어야 하나요?" 복날 괴로운 채식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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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말복…고민 토로하는 채식주의자들
동물권 단체 "복날엔 육류 보양식, 그릇된 고정관념 타파"
전문가 "채식 식사 선택권 보장…조롱·편견 개선해야"

"꼭 삼계탕 먹어야 하나요?" 복날 괴로운 채식주의자들 자료사진. 삼계탕.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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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복날마다 다 같이 보양식을 먹으러 가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3년 차 직장인 A(28) 씨는 초복이었던 지난 16일, 강제로 점심 회식에 참석하게 돼 곤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A 씨는 "부장님이 참석하시는 자리여서 빠질 수도 없는 자리였다. 예약된 식당에 들어가 보니 자리마다 삼계탕이 하나씩 놓여있더라"라면서 "평소에는 따로 먹거나 하지만 복날에는 부서 전체가 점심을 다 같이 먹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왜 안 먹냐', '채식한다면서 왜 왔냐'는 얘기도 종종 듣는다. 속이 안 좋다는 핑계로 빠지거나 가서 밑반찬만 먹다 온 적도 있다"면서 "모두가 채식 메뉴를 먹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채식하는 사원들도 꽤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조금만 배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삼복을 맞아 고민을 토로하는 채식주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6일 초복을 시작으로 오는 26일 중복, 내달 15일 말복까지 점심, 회식 등 단체 식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채식주의자들은 어쩔 수 없이 식사 자리에 참석한다면서도 육류 섭취를 강요받거나, 채식과 관련한 조롱을 견디는 게 힘들다며 입을 모았다.


최근 동물권에 대한 인식 수준이 향상되면서 자신의 신념이나 건강 등 다양한 이유로 채식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모든 육류 섭취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일정 기간 간헐적 채식을 하거나 생활 속에서 채식을 지향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채식주의자 커뮤니티 '한국채식연합'(KVU)은 지난해 기준 국내 채식 인구를 150만 명으로 집계했다. 한국채식연합 측에 따르면 채식을 선호·지향하는 인구의 수를 포함하면 국내 채식인구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꼭 삼계탕 먹어야 하나요?" 복날 괴로운 채식주의자들 지난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비건(Vegan) 세상을 위한 시민모임 회원들이 '초복을 맞아 채식으로 건강을 챙기세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채식 문화가 확산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여름 보양식은 육류·해산물'이라는 인식이 퍼져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 업계에 따르면 보양식 재료의 판매량이 최근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셜커머스 위메프가 지난 6일부터 지난 12일까지 보양식 거래액을 분석한 결과, 수산물은 전년 동기대비 최대 4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통 보양식 재료로 꼽히는 백숙·삼계탕용 닭고기도 같은 기간 매출이 152% 증가했고, 한우와 국내산 돼지고기도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동물권 단체는 육류 보양식을 먹어야 한다는 편견을 깨고, 건강한 채식 식단을 섭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건 세상을 위한 시민모임(비시모)은 16일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초복을 맞아 비건 채식으로 건강을 챙기세요' 기자회견을 열고 "복날엔 육류 보양식을 먹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그릇된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그에 대한 대안으로서 건강한 비건 채식 문화를 장려하고 확산하기 위해 퍼포먼스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비시모는 "많은 사람이 무더위를 이기기 위해, 육류를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좋은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데 육식은 고혈압, 당뇨, 암, 심장질환 등 모든 질병의 첫 번째 주범"이라며 "초복을 맞아, 잘못된 육류 보신 문화를 없애고 건강한 채식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채식주의자들의 선택을 존중하는 한편, 이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채식 문화가 확산하면서 채식주의를 지향하거나 선호하는 사람 또한 많아지고 있다"며 "그런 사람들의 식사 선택권을 보장하고, 상대에게 육식을 강요하거나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는 등의 편견은 앞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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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더운 날 육류 보양식을 먹어야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많이 퍼져있지만, 잘못 알려진 보양식 개념도 많다"며 "나물 등 비건채식 메뉴도 많아 여름 보양식 문화 또한 바뀌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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