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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바꾼 은행 휴가…"외국 갈거면 보고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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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연속으로 쓸 수 있지만
대부분 2~3일씩 쪼개서 사용
자가격리 때문에 해외 못가

코로나가 바꾼 은행 휴가…"외국 갈거면 보고해"(종합) 2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멈춰 서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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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은행권 휴가 문화를 바꿔 놓고 있다. 보수적인 은행에서 어렵게 정착된 ‘5영업일 연속’ 휴가 대신 2~3일씩 쪼개서 내는 은행원들이 크게 늘었다. 특히 다녀온 뒤 2주간 자가격리해야 하는 해외여행은 사실상 꿈같은 얘기가 됐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은 5일 이상의 연차를 보장하는 휴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앞뒤 주말을 끼면 적어도 9일 동안 쉴 수 있는 셈이다.


신한은행은 최장 10영업일 연속 연가를 쓸 수 있는 웰 프로(wel pro) 휴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적절한 휴식을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다. 원래는 1회에 한 해 열흘 중 며칠을 나눠 사용할 수 있는데 올해는 코로나 영향으로 횟수 제한 없이 분할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우리은행도 2018년 투게더 휴가 제도를 도입하고 연가 5일 사용을 의무화 했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5일 연속 써도 되고, 2~3일씩 끊어서 사용해도 된다는 지침을 내렸다. 가급적 5일을 붙여서 쓰라고 권장하고 있지만 9일씩이나 쉬겠다고 선뜻 나서는 직원이 드문 것으로 전해졌다.


KB국민은행은 자기계발 휴가라는 이름으로 연중 5일의 유급 휴가를 붙여 쓸 수 있게 하고, 하나은행도 리프레시 휴가 제도를 둬 직원들에게 특별 유급 휴가 5일과 연차 휴가 10일을 주고 있다. NH농협은행도 근로기준법상 의무 연차 일수에 더해 5일의 심신단련 휴가를 제공 중이다.

코로나가 바꾼 은행 휴가…"외국 갈거면 보고해"(종합)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직원들이 연차를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인사부 등에서 5일 연속 휴가를 쓸 것을 권유하고 있지만 코로나 때문에 마땅히 여행할 곳이 없어 5일을 붙여서 가는 직원이 많지 않다”고 전했다. 휴가 기간 해외에서 쉬다 오는 일이 많았는데 출국길이 막혀 제주도나 강원도 등 짧은 국내여행으로 휴가를 대체하거나 아예 집에서 쉬는 경우도 다반사다. 또 다른 은행원은 “올 여름 가족들과 함께 강원도 리조트로 조용히 휴가를 다녀 올 참”이라고 했다.


특히 은행들은 외교부가 오는 19일까지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 만큼 이 기간 동안은 해외여행 자제 권고를 내렸다.


한 은행은 해외여행에 한해 부행장, 전무, 상무 등 그룹대표(지점은 각 지역그룹대표)에게 보고 후 실시토록 지시했다. 휴가 때 어디를 가고 뭘 하는지 물어보지 않는 게 관례지만 코로나 시국에 내린 특단의 조치다. 은행들은 직원이 혹여나 해외에 다녀올 경우 2주 간 자가격리를 하도록 했다. 자가격리 기간 휴가 처리는 회사마다 다른데 A은행과 B은행은 직원 개인연가를 쓰도록 했고, C은행은 청원휴가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여행 기간과 자가격리를 합쳐 사실상 3~4주 자리를 비워야 해 올 여름휴가 중 해외에 가는 직원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은행원은 “매년 장기간 여름휴가를 내고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여행을 다녀왔는데 올해는 ‘집콕’을 하기로 했다”면서 “코로나 걱정 때문에 해외는커녕 국내여행도 엄두가 안 난다. 코로나가 이렇게까지 오랠 갈 줄 몰랐다”고 푸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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