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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묻지마' 폭행…끊이지 않는 여성 대상 강력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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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묻지마 폭행' 등 여성 표적 범죄 지속
2018년 흉악범죄 여성 피해자 비율 89.2%…10명 중 9명 꼴
일각에선 "여성 혐오 범죄 엄벌"…전문가 "용어 신중히 사용해야"

서울역 '묻지마' 폭행…끊이지 않는 여성 대상 강력범죄 서울역에서 30대 여성의 얼굴을 때려 상해를 입힌 뒤 도주한 혐의를 받는 이 모(32) 씨에 대해 경찰이 3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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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임주형 인턴기자] 서울역에서 한 30대 남성이 일면식 없는 여성을 마구 때려 상해를 입힌 이른바 '서울역 묻지마 폭행' 사건이 일어나면서 여성 대상 강력범죄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문제를 두고 여성혐오 범죄라고 지적하며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는 '여성혐오 범죄'라는 말이 실제 범죄학 용어가 아닌 만큼 지칭하는데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토교통부 산하 서울지방철도경찰대(철도경찰)는 서울역에서 30대 여성의 얼굴 등을 때리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 이 모(32)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일 밝혔다.


철도경찰은 전날(2일) 오후 7시15분께 용산경찰서와 함께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 자택에서 이 씨를 긴급체포했다.


이 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1시50분께 서울역 1층에서 피해자 A 씨의 왼쪽 얼굴 등을 가격했다. 이 폭력으로 A 씨는 왼쪽 눈가가 찢어지고 왼쪽 광대뼈가 함몰되는 상해를 입었다. 이 씨는 폭행 직후 서울역 15번 출구 쪽 모범택시 정류소를 따라 도주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공항철도 입구 쪽으로 향하던 중 남성이 다가와 어깨를 부딪혔다"며 "이후 욕설을 하더니 얼굴을 때렸다"고 진술했다.


서울역 '묻지마' 폭행…끊이지 않는 여성 대상 강력범죄 이른바 '서울역 묻지마 폭행 사건'의 피해자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올린 게시물.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여성을 표적으로 한 강력 범죄는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여성 2명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는 최신종(31) 씨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최 씨는 경찰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피해자에게 도박빚을 갚아 달라고 했는데, 도박을 하는 것에 대해 훈계를 하고 무시하는 듯한 말을 해 화가 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찰청이 매년 발표하는 '범죄분석' 통계에 따르면, 살인·강도·성폭행 등 강력 흉악범죄에서 여성 피해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1995년 29.9%에서 2018년 89.2%에 달했다. 국내 흉악범죄 피해자 10명 중 9명은 여성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강력범죄에 대해 여성이 느끼는 불안감도 남성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지난해 7월 발표한 '2019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을 보면, 범죄 발생에 대해 여성 57%가 '불안하다'고 느껴 남성(44.5%)보다 12.5%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역 '묻지마' 폭행…끊이지 않는 여성 대상 강력범죄 지난 2018년 5월 서울 강남역 여성혐오 범죄 공론화 시위 / 사진=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이같은 여성 대상 범죄를 '여성 혐오 범죄'로 정의하며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


직장인 B(27) 씨는 "자신보다 사회적·물리적으로 취약한 여성에게만 폭력을 휘두른다는 점에서 여성 대상 흉악범죄는 악질적인 여성 혐오 범죄"라며 "가해자들을 엄벌해서 여성 혐오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 일으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C(28) 씨도 "홧김에 분노해서, 우발적으로 묻지마 범죄를 했다는 사람이 자신보다 신체적으로 건장해 보이는 이들을 대상으로 폭행했다는 뉴스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자신보다 아래로 여겨지는 사람들에게만 선택적으로 분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서울역 묻지마 폭행' 사건을 최초로 전했던 피해자 A 씨 가족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쓴 글에서 "(A 씨가) 건장한 남자였거나, 남성과 같이 있었다면 이런 사고를 당했겠느냐"며 "제 동생의 문제만이 아니라 제 문제이고, 우리 가족의 문제이자 여성의 문제이며 결국 사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전문가는 '여성혐오 범죄'라고 정의 내리는 것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앞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지난달 15일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어떤 어휘가 주어가 되면 그 어휘가 사람들의 의식을 지배할 수 있다"며 "범죄학적 공식 용어가 아닌 여성혐오 범죄라는 말이 널리 쓰이게 되면 오히려 여성이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키울 수 있기에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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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4일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여성혐오 범죄라는 용어는) 두루뭉술하고, 실제 현상에 대한 원인 분석이나 대책이 제시되기 힘들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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