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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배당 압박'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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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곳 저배당 기업 정조준…'일반투자자'로 보유목적 변경

국민연금 '배당 압박'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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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국민연금이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저배당 기업을 대상으로 배당압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이 정조준한 56곳의 기업들이 배당에 인색했던 만큼 추가적으로 배당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일반투자로 지분 목적을 변경한 56곳 중 최근 3년간 평균 배당 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총액 비율)을 밑돈 기업은 31곳에 달했다. 절반 이상의 상장사가 1년 동안 벌어들인 돈을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데 있어 인색했다는 의미다.


최근 국민연금은 공시를 통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LG생활건강, 한화, 대한유화 등 유가증권에 상장된 56개 상장사에 대해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이는 단순히 지분에 대한 시세차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배당, 임원의 보수 등 경영 사항에 적극적으로 주주 활동을 하겠다는 의미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아직 내부 전문위원회 구성이 마무리되지 않아 올해는 임원 보수와 같은 적극적인 주주제안 보다는 배당 확대를 위주로 주주권 행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지목한 기업 중 SK디스커버리, 대한유화,화승엔터프라이즈, 한화,대림산업, 카카오, LG생활건강, 하나금융지주등 31곳은 최근 3년 연속 유가증권시장의 평균 배당 성향을 밑돌았다. 지난해 현금 결산 배당에 나선 유가증권시장 기업 546곳의 평균 배당 성향은 30.33%로 집계됐다. 2018년에는 26.72%, 2017년 31.55%, 2016년 25.39%를 기록했다.


최근 3년간 한 자릿수 대의 배당 성향을 유지한 곳도 있었다. 네이버는 지난해 7%의 배당 성향을 기록했다. 대림산업과 한국타이어엔테크놀로지는 해마다 한 자릿수 대의 배당 성향을 유지해 오다 지난해 처음으로 10%대로 올라섰다. 셀트리온의 경우엔 현금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해마다 주식배당을 해오고 있다. 지난해엔 1주당 0.05주의 주식배당을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배당 성향만 놓고 배당이 좋다 나쁘다고 단정 지을 순 없지만, 국내 기업들이 통상적으로 다른 해외 국가보다 배당에 인색한 것은 확인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2008~2018년 국내 상장 기업들의 배당 성향은 평균 24.8%였지만 같은 기간 미국ㆍ일본 등 G7(주요 7국) 기업들의 배당 성향은 41.9%에 달했다. 신흥국 집단인 브릭스(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ㆍ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배당 성향도 35.7%로 국내보다 높다.


나아가 짠물 배당을 이어온 기업 중에선 시가총액(시총) 대비 현금성 자산 비율이 10%를 넘어서는 곳은 20곳에 달했다. 시총 대비 현금성 자산이 높을수록 기업이 주주들에게 배당할 수 있는 여력이 크다는 의미다. 예컨대 시가총액이 5900억원, 현금성 자산이 1조4000억원인 기업의 배당 여력은 200% 수준인 셈이다.


시총 대비 현금성 자산이 가장 큰 곳은 한화였다. 한화의 경우 최근 3년간 배당 성향을 11.6%, 13.88%, 13.25%로 유지해왔다. 지난해 처음으로 두 자릿 수 배당을 한 대림산업의 현금성 자산 비율은 74%였다.



이외에 SK(57%), 롯데쇼핑(46%), 대한항공(44%), SK디스커버리(35%), 롯데케미칼(32%), 이마트(26%), 하나금융지주(26%),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23%), 한국금융지주(20%) 등도 현금성 자산 비율이 2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 올해 국민연금이 배당 확대를 적극적으로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이다. 배당성향이 낮다는 점에서 추가로 배당을 높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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