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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협상 시한폭탄 화웨이…1단계 서명만 남기고도 '조마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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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협상 시한폭탄 화웨이…1단계 서명만 남기고도 '조마조마'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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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나주석 기자] '스몰딜'로 평가받는 1단계 무역협정 서명이 임박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은 2단계 협상으로 넘겨질 화웨이 이슈를 놓고 기선제압에 들어갔다. 화웨이 이슈는 '중국 정부의 기업 보조금 지급' 처럼 미국이 반대하고 중국이 바꾸기 어려운 산업정책과 맞물려 있어 앞으로 진행될 2단계 협상에서 미중 협상국면의 방향을 결정할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화웨이가 단기간 내 급성장한 이면에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중국 국책은행인 중국개발은행(CDB)과 중국수출입은행이 1998년부터 20년간 300억달러의 크레디트라인(대출한도 설정)을 화웨이에 제공했고, 이와는 별도로 수출금융과 대출 등을 통해 160억달러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0년간 기술 인센티브 차원으로 화웨이가 중국 정부로부터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은 금액도 250억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화웨이가 무형의 정부 지원도 받았다고 지적했다. 1998년 지방세 탈세로 조사받았을 당시에도 당시 국영기업을 관장했던 우방궈 부총리 등이 나선 결과 소송이 불과 수주만에 해결된 전례를 상기시켰다.


미국은 정부가 직접 나서 동맹국들에게 5세대(5G) 통신망 구축과 관련해 화웨이 장비를 이용하지 말라는 압박도 지속하고 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4일(현지시간)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화웨이 제품을 들이는 것은 트로이 목마를 들이는 것과 같다"면서 "중국이 영국의 핵무기 비밀이나 MI6ㆍMI5(영국 정보기관) 기밀을 훔칠 수 있게 된다. 5G에 대한 결정은 경제적 결정이 아닌 안보상의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영국 압박은 영국이 정보공유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스(Five Eyesㆍ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에 속해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아직까지 화웨이 제품 배제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나라는 호주와 뉴질랜드 정도다.


중국도 미중 2단계 협상에서 화웨이 문제가 적극 논의될 것을 대비해 미국의 화웨이 배제가 결코 미국에 이득될게 없다는 주장으로 여론몰이를 시작했다. 26일 글로벌타임스는 오피니언란에 '화웨이를 배제하면 미국의 2020년도는 호황이 될 수 없다' 제하의 기사를 싣고 미국이 화웨이 배제 움직임을 멈춰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백악관 통상부문 고문인 피터 나바로가 1단계 무역협정이 체결되는 2020년도를 두고 미국 경제 호황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지만 미국이 농업국가가 아닌만큼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대량구매에 초점이 맞춰진 1단계 협정이 미국의 성장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신문은 "미국이 화웨이를 배제하는 식으로 중국 첨단기술의 발전을 계속 억누를 경우 경제 호황기를 맞이하는 대신 더 큰 손실을 맛보게 될 것"이라며 "화웨이는 현재 세계 5G 기술에서 선두주자로 있기 때문에 미국이 이를 따라잡으려면 꽤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할 것이고 결과도 만족스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의 화웨이 배제는 화웨이의 뒤를 따라 미국산 부품을 다른 것으로 교체하려는 다른 중국 기업들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첨단기술 분야 '디커플링'은 미국 기업에 중국 고객사 이탈 리스크만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중국 봉쇄 정책은 오히려 중국의 기술 고도화를 자극하고 중국이 한국, 일본 같은 다른 기술 선진국들과 기술 개발을 촉진하는데 영향을 줄 뿐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1단계 협정 서명도 하기전에 화웨이를 둘러싼 미중 간 설전 분위기는 내년에 있을 2단계 협상에서 화웨이가 양국간 무역 관계를 다시 악화시킬 수 있는 시한폭탄일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은 1단계 협정 마무리 상황속에서도 5G 문제를 전담할 특별대표를 새로 지명하고, 화웨이 통신장비를 대체하기 위한 5G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등 화웨이 겨냥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반면 중국은 화웨이 이슈를 중국 산업정책 수정 계기로 삼기는 커녕 5G 통신기술을 자국기업 중심으로 표준화하는 작업에 착수하고 첨단기술 산업의 발전을 지원하는데 정책 초점을 맞추는 등 엇박자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한편 1단계 무역협정은 양국 정상간 서명만 남겨둔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4일 중국과의 무역협상 1단계 합의와 관련해 양국간 협상이 끝났다면서 곧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곧 합의문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25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1단계 무역 합의 서명을 놓고 양측 협상단이 구체적인 일정 협의 등 후속 작업을 하며 밀접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낙관했다. 앞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양국 정상간 1단계 무역협정 서명 시기를 내년 1월 초로 제시한 바 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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