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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대화 동력은 살렸지만…정상회담 언급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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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놓고 양국 총리 이견

한일 대화 동력은 살렸지만…정상회담 언급은 없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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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면담을 가지면서 양국간 다양한 채널을 통한 대화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당초 예상됐던 정상회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지난 7월 일본의 수출규제조치와 8월 한국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 양국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에서 이번 회담은 더 이상의 악화를 일단 저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7월 일본 경제수출규제조치 이뤄진 후 3개월 이상 지난 시점에서 양국 총리가 회담을 가졌고, 시간도 당초 10분에서 21분으로 늘었다"면서 "어려운 국면에서 3개월 반만에 회담 이뤄진 것은 분기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총리실 관계자도 "한일 최고위 인사가 면담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과를 이룬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으로 양국은 대화의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국 총리가 이날 회담에서 문제해결 위한 외교당국간 의사소통을 계속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양국 정부간 실무레벨의 대화는 보다 공식적이고 활발히 진행될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뤄진 소통 대화 접촉이 조금 더 공식적인 차원에서 교통정리가 되는 의미"라면서 "길이 정리되고 레일이 깔리면 그 위에서 이뤄지는 대화 협의는 속도가 날 것이라는 희망을 담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담시간도 당초 10분에서 21분으로 두배가량 늘었다. 순차통역으로 진행돼 양측의 실질 대화시간은 이보다 짧다는 게 정부 측의 설명이지만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가 반영돼 충분히 논의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일간 정상회담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양국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정상회담을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상회담이 )언급되진 않았지만 부정적인 자세는 아니다"고 말했다.


앞으로 이어질 실무진의 협상도 쉽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강제징용피해자 배상에 대한 한국의 해결이 대화의 선결조건이라는 입장인 반면, 우리는 경제보복과 지소미아 파기 철회 후 풀자는 해법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이날 회담에서 양국 총리는 '약속'에 대해 시각차를 드러냈다. 아베 총리는 "국가간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이 총리는 일본이 문제제기한 한일청구권협정 위반에 대해 "우리는 존중해왔고 준수해왔다"고 언급했다.


정부 관계자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라는 프레임이 있어서 우리는 그렇지 않다는 뜻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아베 총리와 당초 두차례 만날 예정이었지만 방일 는날인 22일 궁정연회에서 조우하면서 매일 인사를 나누게 됐다. 아베 총리는 첫 만남에서 먼저 "모레 회담이죠?"라고 말을 건넸고 이 총리는 "예 모레입니다. 잘 부탁합니다"고 답했다. 23일 일본 총리 주최 만찬에서는 아베 총리가 "잘오셨다"며 이 총리를 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리는 2박3일 방일 일정 동안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공을 들였다. 22일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참석해 우리 정부의 축하와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데 이어 23일에는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 가와무라 다케오 간사장과 조찬을 함께하면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그는 일한의원연맹 회장과의 조찬에 대해 "상황을 타개하고자 하는 진지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면서 "3가지 문제점이 있지만 지혜를 짜내면 하나씩 풀어갈 수 있겠다는 작은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 게이오대 학생들과의 대화에서는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을 언급하면서 "그동안 준수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마구치 공명당 대표와 에다노 유키오 입헌민주당 대표 등을 만난 자리에서도 이런 입장을 전하면서 "양국은 그동안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왔고 이번에도 대화로 해결하자"는 뜻을 전했다. 이 총리는 일본 정계에 영향력이 높은 모리 요시로 전 일본 총리와도 면담했다. 특히 재일교포들이 "숨죽이며 살고 있다"며 조속한 해결을 요청한 부분에 공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도쿄=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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