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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비행 끝낸 LCC…이젠 생존경쟁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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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비행 끝낸 LCC…이젠 생존경쟁 가나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은 26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이 해외로 떠나려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영종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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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생존경쟁'에 돌입했다. 지난 10여년간의 고성장에 따른 공급과잉, 일본의 경제보복 등 대외변수에 의한 수요감소, 환율 및 유가상승 등 구조적 한계에 봉착한 까닭이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은 지난 16일 사내 담화문을 내고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선포했다. 최 사장은 "대내외 여건악화로 누적적자가 적지 않다"라며 "지금 상황이 지속된다면 회사의 존립이 심각하게 위협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돌발 악재가 겹치며 어려운 경영환경을 겪어왔다. 지난 3월엔 중거리 노선 진출을 염두에 두고 야심차게 도입한 보잉 737 맥스 8기종(최대 항속거리 6570㎞)의 운항이 중단 된 데다, 주 수익노선인 일본노선이 환율급등 및 한일갈등 등의 여파로 급격히 축소돼서다.


◆위기의 본질은…공급과잉ㆍ日수요급감 = 전문가들도 이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위험감행(risk taking)'을 특징으로 하는 항공산업의 특성상 대외변수는 상존할 수밖에 없지만, 공급과잉에 더해 최대 캐시카우인 일본노선의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만큼 이전과는 궤를 달리한다는 것이다.


실제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 3년(2016~2018년)간 국적항공사 8개사(대형항공사 포함)의 국제선 공급좌석 증가율은 22%에 달한 반면, 전체 국제선 여객수 증가율은 18% 선에 그쳤다. 같은 기간 일본노선의 여객 비중은 20%에서 25%로 늘었다.


홍성태 상명대 교수는 "공급과잉에 더해 일본노선이 기름을 부은 형국인데, 국내 경기도 침체국면에 접어들고 있어 쉽지 않은 국면"이라면서 "동일본대지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 등 항공수요를 급락시킨 대외 변수가 적지 않았지만, 이번 파장이 더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휘영 인하공과전문대학 교수는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여객 증가율은 1%대, 공급 증가율은 4%대로 추정돼 공급과잉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내년부턴 신규 국제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인가받은 3개사가 본격 취항할 예정이다. 공급과잉이 더 심화될 수 있단 의미다.


◆뚜렷치 않은 탈출구…커지는 구조개편 = 반면 LCC들이 선택할 수 있는 탈출구는 뚜렷하지 않은 상태다. 우선 일본노선을 대체할 동남아시아 등 중ㆍ단거리 노선은 포화상태다. 최근엔 중국이 국적항공사의 신규 취항을 일부 제한하면서 각 사가 경쟁적으로 동남아 노선을 늘려 운임경쟁까지 촉발된 상태다. 중국 시장 역시 여행지 특성상 일본노선의 완전한 대체재가 되긴 어렵단 분석이다.


일각에서 LCC가 나아가야 할 길로 꼽는 ▲장거리 노선 운항▲해외 항공사와의 합작사(JV) 설립 등은 시급한 대안이 되긴 어렵단 분석이다. LCC 한 관계자는 "장거리 노선 취항에 특화된 중ㆍ대형기는 운영 탄력성이 높지 않은데다 외항사와의 직접적 경쟁이 불가피하다"면서 "검토는 하고 있지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근시일 내 업계 전반의 구조개편이 촉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미국의 경우 1980년대 중반부터 항공사가 난립하면서 1990년대 들어 큰 폭의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고, 그 과정에서 LCC는 물론 대형항공사인 팬아메리카항공 까지 사라진 바 있다"면서 "현재로 뚜렷한 해결방안이 없는 만큼,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는 LCC 시장에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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