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ADHD 진단…정확도 85% 이상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뇌 영상만으로 아이가 주의력 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인지 여부를 손쉽게 가려낼 수 있는 인공지능(AI) 진단 기술이 개발됐다.

서울대병원과 한국과학기술원, 가톨릭대 공동 연구팀은 기계학습 방법을 이용해 뇌 영상만으로 ADHD와 정상 발달 아동을 구분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ADHD는 집중력 저하, 산만함, 충동성 등이 특징인 질환으로 진단이 매우 까다롭다. 발병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명확한 생물학적 근거가 없는 데다 객관적인 측정 방법도 아직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의료진들은 주로 관찰과 부모 보고에 의존해 ADHD를 진단했다. 하지만 이 경우 부모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많았다.

연구팀은 각각 47명의 ADHD 아동과 정상 아동을 대상으로 뇌자기공명영상(fMRI)과 확산텐서영상(DTI) 등을 이용해 다양한 뇌 영상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후 축적된 데이터를 기계학습해 ADHD 환자의 뇌인지, 정상인의 뇌인지 가려냈다. 개발된 모델은 85% 이상의 진단을 알맞게 분류할 정도로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새로운 환자군 데이터에서도 유사한 수행 능력을 나타냈다.

데이터 분석 결과, ADHD 환자의 뇌는 중요 자극을 선별하는 네트워크와 반응 억제를 담당하는 전전두엽에 구조적인 결함이 뚜렷했다. 이런 구조적 뇌 네트워크 결함이 부주의, 과잉행동, 충동성 등의 증상으로 이어진 것으로 여겨진다.

김붕년 서울대병원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뇌영상 빅데이터를 활용해 정상적으로 발달하는 아이와 ADHD 환아를 구별할 수 있게 됐다"며 "다양한 뇌 구조 및 기능영상은 AI 기반 플랫폼을 통해 향후 ADHD 행동의 원인을 완벽히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뇌 영상과 행동' 최근호에 게재됐다.